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5일 역사 인식,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에 대해 나름의 입장을 밝혔지만 몇 가지 애매한 대목이 있다.우선 고이즈미 총리가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과거 역사를 기초로 서로 반성하면서 고통스런 고난을 두 번 다시 겪지 않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중 ‘서로 반성’이라는 부분이 논란을 초래했다.
이 표현은 일본의 반성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우리의 반성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해석돼 우리측을 은근히 자극했다.
일본측은 정상회담 후 문제제기를 하는 우리측에 “서로가 반성에 걸리는 게 아니고 협력에 걸린다”면서 “반성은 우리(일본) 에게만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가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과거사 언급으로 사용한 ‘우와비’라는 말을 사과로 해석할 지, 사죄로 볼 지도 관심사였다.
일본 정부는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도 ‘우와비’라는 표현을 썼고, 당시 “사죄로 써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이번에도 사죄로 해석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누구라도 부담없이 전몰자에 대한 참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것도 예민한 대목.
신사 참배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인지,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참배할 수 있는 별도의 추모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인 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양국 관계자들은 “문제가 되는 것은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는 점”이라며 “고이즈미 총리의 언급은 전범의 위패가 없는 전몰자 추모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 테러전쟁에 대한 자위대 파견도 예민한 부분.
고이즈미 총리는 “무력행사, 전투행위를 하지 않고 국제협력에 동참하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반테러전쟁에 동참하는 것은 찬성하면서도, 자위대의 영역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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