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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방한 뭘 남겼나…21세기의 日총리 '20세기式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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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방한 뭘 남겼나…21세기의 日총리 '20세기式 사과'

입력
2001.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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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의 한일정상회담은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깊어진 양국간 감정의 골을 어느 정도 메우면서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에 공감대를 형성한 단초가 될 것이라는 게 당국의 평가다.하지만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역사 인식은 냉정히 분석하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분명히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정서는여전히 고이즈미 총리의 사죄가 미흡하고 한일 관계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쪽이다.

■과거사 사죄

고이즈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총론에서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고, 구체적 사안에서는 일단의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한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준 데 대해 마음으로부터 반성과 사죄의 마음으로 관람했다”고 말해 1998년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의 내용을 그대로 따랐다.

또 “크고도 상상을 넘는 고통을 견디고 민주주의 사회로 힘차게 발전하는 데 대해 평가한다”등의자신만의 진솔한 화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불행한 역사의 원인으로 분단 등을 거론해 초점을 흐린 인상을 주고, 한일관계를 미일관계에 비유하는 논리적인 어색함도 있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과거사의 올바른 기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공동역사연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했다. 과거사 분야에서 이점이 가장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학자뿐 아니라 양국 정부가 참여해 구속력을 지닌 반관반민 공동기구를 통해 양측의 인식차를 좁히는데에도 노력하겠다는 의도다.

고이즈미 총리는 중국 방문에서는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 “전세계의 누구라도 부담 없이 참배가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타 성과 및 평가

한승수(韓昇洙) 외교 장관은 “자구에 얽매이지 않고 큰 흐름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번 회담을 통해 공식 외교채널로는 한일 관계가 상당히 복원됐음을 강조했다.

월드컵 기간 이후에도 한국민의 일본 입국사증(비자)을 면제하는 방안에 일본이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한 것 등이 평가의 근거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이번 회담으로 한일 양국이 감정의 상처가 치유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본의 향후 태도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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