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패만으로 동메달.’ 90년대 한국여자배구 왕년의 스타들로 구성된 경기도 체육회팀이 한 경기 패배로 3위에 오르는 행운을 잡았다.15일 천안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배구 준결승전. 1차전 상대였던 단국대가 등록을 늦게 해 출전하지 못하는 바람에 ‘가볍게’ 4강에 진출한 경기도팀은 이날 열린 준결승서 담배인삼공사에 0-3으로 무릎을 꿇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3, 4위전을 치르지 않는다는 대회규정에 따라 자동 3위가 됐다. 경기도팀은 90년대 한국여자배구의대들보 지경희(34ㆍ전 현대)를 비롯해 ‘여우세터’ 이도희(33)와 홍지연(31ㆍ이상 전 LG정유) 이수정(29ㆍ전한일합섬) 등 ‘왕년의 드림팀’으로 구성됐다.
전체선수 12명중 ‘아줌마’가 절반으로 지난 해에 이어 2번째로 체전에 출전한 경기도팀은 ‘생활체육’ 하듯 1주일에 3번 정도 모여 훈련하는 게 고작. 은퇴 선수들이 모여 체전 대표팀으로 나오게 된 건 경기도를 대표해 왔던 SK가 98년 해체되면서 마땅한 출전팀을 구하지 못한 탓이다.
박우선 감독(수원배구협회 전무)은 “은퇴선수들로 구성된 OB팀이 경기도의 종합성적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29ㆍ전 SK)은 “은퇴 선수들이 고분분투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관중들은 이날 은퇴와 팀 해체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선수들로 구성된 팀에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심대평 충남지사 등과 함께 배구경기장을 찾아 30여분간 경기를 관전했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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