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사용이 늘어나면서 병원균 자체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기 시작한 것은 세계 의약계의 큰 고민거리이다.과거에는 페니실린으로 간단히 치료됐던 균들이 치료되지 않는 상황이 닥치자 선진국에서는 자연 치유를 도와주는 유산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박용호(朴龍浩ㆍ45) 서울대 수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가 모유에서 분리된 루테리 유산균이 강(强)산성 환경에서 단백질 분해효소에도 파괴되지 않고 장 속에 있는 어떤 유해균에 대해서도 항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
루테리는 1980년대부터연구 개발이 시작된 이래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유산균 발효유 및 건강 보조제 생산에 활용되고 있는 차세대 유산균. 4년여의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얻은 박 교수는 12일 열린 제45차 대한수의학회정기 학술대회에 발표했으며 다음 달 발간되는 세계식품방역학회지에도 게재한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수백가지 유산균들은 산성에 약하기 때문에 사람이 유산균을 먹을 경우에는 위산이나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대부분 파괴돼 인체에 효과가 없었지만 이번연구로 루테리 유산균은 예외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루테리 유산균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인 O-157을 비롯,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포도상구균 등에도 항균 효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1997년 미국 수입 소고기에서 대장균인 O-157이 발견되자 루테리균의 국산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박 교수는 78년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포도상구균 유방염 감염 소의 세포성 면역 저하 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95년부터 서울대 수의대 미생물학교실에서 재직중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