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테러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세계 곳곳의 공항, 성당 등에서는 ‘백색가루’만 발견돼도 대피 소동이 벌어지고 각국의 보건 당국에는 탄저병 감염 증상이나 경로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특히 탄저균 패닉 현상에 편승해설탕이나 밀가루를 이용한 장난이나 모방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5일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실의 우편분류실에서 백색 분말이 발견돼 독일 경찰들이 이 방을 폐쇄하고긴급 조사에 들어갔다.
전날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는 아랍계로 보이는 남자가 지하 예배당에 소량의 흰색 가루를 뿌리고 달아나 신도 수백 명이긴급 대피하고 성당 건물이 폐쇄됐다.
정부 당국자는 “성분 분석결과 유해 물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날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독일로 향하던 루프트한자 여객기도 흰색 분말 봉지가 기내에서 발견돼 회항했다.
총선 개표를 진행하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15일 투표함에서 흰색 가루와 오사마 빈 라덴의사진이 든 수백 장의 봉투가 나와 개표 작업이 지연됐다.
현지 언론은 “봉투 3장을 열어본 2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며 “몇 개 봉투에서는내용물이 설탕이나 소금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에서도 이날 독일을 발신지로 한 백색 가루가 든 봉투가 한 주민에게 배달돼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미 로스앤젤레스 오렌지 카운티의 터스틴 우체국은 흰색 가루가 새어 나온 우편물로 3시간 동안 폐쇄됐지만 조사결과비타민 보충제로 판명됐다.
15일 호주 국내 5개 도시와 14일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발생한 탄저균 소동도 모두 장난인 것으로밝혀졌다.
존 하워드 총리는 이날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스번, 타운즈빌, 캔버라 등 5개 도시의 미국과 영국 영사관 등 16개 빌딩에 탄저균 경보까지내렸으나 “조사결과 모두 장난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14일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흰색 가루가 발견돼 승객들이 긴급 대피한 소동 역시 탄저균과관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스트리아 국방부 대변인은 “초기 검사에서 탄저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현재 다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공항에서는 이날 승객들이 안내책자 등을 얻을 수 있는 안내소 근처에서 설탕이나 소금과 비슷한 흰색 가루 200~300㎚이 흩어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한 직원도 하얀 분말이 들어있는 수상한 편지를 받았다고 신고, 보건 당국의 검사를 받았으나 회사측은 특별한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불안 확산에 따라 예방 조치를 취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반송 우편물을 취급하는 뉴질랜드 우체국 직원들은탄저균 감염 예방을 위해 15일부터 장갑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외국인을 생화학 테러에서 보호하기 위해 화생방 보호 키트30만개를 갖췄으며 프랑스는 1982년 중단했던 천연두 백신 생산을 재개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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