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대통령 사퇴’ 발언 파문으로 파행을 겪어 온 국회가 15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의 중재와 여야의 타협으로 닷새 만에 정상화했다.이 의장이 ‘야당 단독국회 불사’ 카드로 여야를 압박하는 가운데 오전 9시30분께 이 의장과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가 머리를 맞댔다.
민주당이 “이재오 총무가 원내 대표로서 안 의원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는 당초 요구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이재오 총무의 유감 표명에 ‘안 의원 발언에 대한 유감’ ‘원내 대표 자격’이란 말을 넣지 않고 국회의장이 그런 언급들을 하기로 절충이 이뤄졌다. 대신 민주당은 속기록 삭제 내용의 언론 공개를 얻어냈다.
재발 방지문제는 ‘여야가 함께 노력하자’고 언급하는 선에서 매듭이 지어졌다.
민주당은 의총을 열어 협상결과를 추인했으나 상당수 의원들이 “재발 방지 약속이 미흡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당직자들은 “속기록 삭제 내용의 공개는 이례적인 일로 상당한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의장은 본회의 개의 직전에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 친북적 이념을 갖고 있는 경우’ ‘대통령직을 자진 사퇴해야’ ‘대통령의 반국가적 망언’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해괴망측한 작태’ 등 안 의원 발언 중 삭제할 내용을 공개했다.
안 의원측은 “일부 수정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논란 부분의 완전 삭제는 부당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의장이 본회의를 개의한 뒤 ‘이재오 총무가 원내 대표로서 발언해 달라’고 말하자 이 총무는 “국회 파행에 대해 매우 유감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하자”고 ‘기술적으로’ 유감과 재발방지 노력의 뜻을 표명했다.
이 의장은 “안 의원 발언에 대해서는 국회법에 따라 본인과 협의해 속기록에서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안 의원 발언 파문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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