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이머징마켓(신흥국가) 25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14일 세계적투자은행인 크레디 리요네(CLSA)가 평가했다.CLSA는 올 상반기 아시아 남미 동구 등의 25개 이머징마켓, 495개 기업(한국 24개)에 대해 투명성과 국제적 회계기준의 수용여부 등 5개 거시적 요소를 기준으로 기업지배구조를 평가한 결과, 한국은 16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국가 중 기업지배구조가 가장 양호한 나라는 싱가포르로 10점 만점에 평균 7.4점을 얻었고홍콩(6.8) 칠레(6.4) 멕시코(6.1)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3.8)은 인도 페루 콜롬비아 등에도 뒤졌다.
한국은 특히 주요 평가항목 중 ‘소액주주에 대한 대우’에서 100점 만점에 33.3점을 얻는데 그쳐싱가포르(100점) 남아공화국(90점) 등 상위 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반면, 대주주의 기업통제정도에서는 83.3점으로 남아공화국(55점) 싱가포르(58.1점)는물론, 대만(68.1)에 비해서도 높아 대조적이었다.
또 이익에 대한 배당 정도에서도 한국은 62.5점으로 대만(83.3점) 인도(72.5점)중국(64점) 등 보다 낮았다.
개별기업에 대한 평가에서 CLSA는 하이트 한미은행 신세계 한국통신 등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상위기업으로‘매수’의견을, 지배구조에서 낮은 점수를 얻은 하이닉스 삼성전기 하나로통신 LG전자 제일제당 등에 대해서는 ‘매도’의견을 제시했다. 또 신한은행과 삼성중공업, 현대차는 기업지배구조면에서 개선 잠재력이 있으나 SK텔레콤과 국민은행, 포항제철은 악화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CLSA는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문제 사건으로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아들 재용(在鎔)씨의인터넷 기업 지분을 계열사들이 매입한 사건을 꼽고 “인터넷 기업의 가치 하락 시점에서 이뤄져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또 이씨의 삼성SDS 전환사채 저가매입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참여연대의 소를 기각했지만 부산지법이비슷한 사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점은 긍정적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CLSA는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비난을 볼 때 주주의 권익신장이 쉽지 않을전망이나 대우그룹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기소와 은행경영의 독립성 강화 등은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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