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직원들이 최근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가회동 집에서 사용되던가재도구 일부를 시세보다 싼값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정 명예회장은 지난 해 3월 청운동 자택을 정몽구(鄭夢九)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에게 물려주면서계동사옥 인근 가회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었다.
현대그룹은 지난 달 말 왕회장의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를 하기 직전 가회동 집을 매각했고이에 따라 침대, 조명 스탠드, 서랍장 등 가재도구도 처분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던 것.
현대 그룹은 최근 품목 리스트를 작성, 구조조정본부직원들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매입하라’고 의사를 타진, 몇 명이 가재도구를 구입했다는 것이다.
가구를 인수한 한 구조조정본부 직원은 “정 명예회장이 가회동에 이사를 하고도 청운동과 중앙병원을 더 자주 오갔기 때문에 가재도구 대부분은 새 것이나 다름없다”며 “아이들을 위해 마침 침대가 필요했는데 모시던 ‘어른’의 손길이 느껴지는 물건을구입하게 돼 느낌이 색다르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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