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다음달 중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책임질 치안총수가 누가 될지 경찰 안팎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후속인사 역시 최대 규모의 대폭 인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술렁이고 있다.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30년 경찰인생의 한을 모두 풀었다”는 말로 퇴진을 암시했다.
1999년 11월15일 치안총수에 올라 내달 14일 임기 2년을 채우게 되는 이 청장은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지만 내달 중 퇴진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후임 경찰청장 물망에 오르는 사람은 이대길(李大吉) 경찰대학장(간부후보 20기), 이팔호(李八浩) 서울경찰청장(간부후보 19기)과 최기문(崔圻文) 경찰청 차장(행시18회) 등 3명.
이 중 이 학장의 고향이 전남 영암이라는 점에서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으나 이 청장(전북)에 이은 호남출신의 재기용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충남 출신의 이 서울청장과 경북 출신인 최 차장의 기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서울청장은 수사 정보 경비 등을 두루 거친데다 경찰 조직내 신망도 두터운 편.
영남출신인 최 차장은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진 세대지만 현 정부에서 기획정보심의관,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칠 만큼 현 정부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이팔호 경찰청장-이대길 서울경찰청장’, ‘이대길 경찰청장-최기문 서울경찰청장’의 지역 안배성 구도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학장이 치안총수에 오를 경우 이 서울청장과 최 차장이 퇴진하고 현재 치안감 중에서 서울청장을 발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 세 자리가 비게 되는 치안정감 자리에는 서재관(徐載寬ㆍ간부후보 22기) 경비교통국장, 박봉태(朴奉泰ㆍ행시 22회) 보안국장, 성낙식(成樂式ㆍ간부후보 21회) 경남청장 등을 중심으로 한 5,6명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경찰 수뇌부 인사에 이어 치안감, 경무관 등의 연쇄인사도 불가피하다. 내년 상반기까지 나이나 계급정년에 걸려 퇴진가능성이 높은 치안감, 경무관은 모두 8명으로 총경급에서 12~15명이 경무관을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뇌부 인사 때 마다 잡음과 시비에 시달렸던 경찰 인사가 이번에도 치열한 로비와 인사 줄대기, 정실 인사 등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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