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습에서 민간인 지역을 오폭했다고 시인한가운데 탈레반 정부는 ‘200명 사망설’이나돌고 있는 동부 카담 마을을 외국 기자단에게 공개하는 등 ‘참상’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탈레반은 14일 자정 외국 기자 20명을 파키스탄 국경 잘랄라바드로 초청, “공습의참상을 전세계에 생생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힌 뒤 이들을 잘랄라바드 서쪽 40㎞ 카담 마을로안내했다. 탈레반은 지난 달 11일 미국 테러 참사 이후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 TV 등을 제외한 외국 언론들에 대해 아프간에서 떠나라고 명령하는등 취재 활동을 엄격히 제한해 왔으며, 공습 지역을 안내하기는 처음이다.
오사마 빈 라덴의 훈련 캠프가 있던 것으로 알려진 카담 마을은 가옥 50여채가파괴되는 등 폐허나 다름 없었으며 주민들은 “10일 공습으로 최대 230명이 사망했다”고주장했다. 주민 하지 나지즈는 “빈 라덴 훈련캠프와 평범한 산악 마을도 구별하지않은 무차별 폭격으로 죄없는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13일 성명을 통해 “카불공항의 탈레반 군 헬기를 향해 F-18 전폭기에서 발사된 폭탄이 목표물에서 약 1.6㎞ 벗어났다”며“민간인 희생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목표물을 찾아가는 900㎏짜리 JDAM 유도 폭탄이 누군가의 실수로 헬기 좌표를 잘못 설정, 오폭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이번 오폭으로카불 남쪽 콸라 미르 아바스 마을에서 민간인 4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공습으로 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걸프전초기 패트리어트 미사일 적중률이 8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가 70%로 수정했다며 “오폭에 따른 민간인피해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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