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에 ‘정보기술(IT) 한류(韓流)’가 일 조짐이다.한국 IT 산업 소개 서적이일본 유명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한국 IT 관련 세미나에 일본 전문가들이 유례없이 쇄도하는 등 한국의 IT를 배우려는 일본의 열기가 뜨겁다.또 ‘IT 친한(親韓)’ 바람 덕에 일본에 진출한 국내 벤처기업들은 다른 나라에서보다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인터넷 비즈니스 커뮤니티(JIBC)’ 회장 조장은(28ㆍ여)씨가 쓴 한국 IT 개론서 ‘한국 인터넷의 노하우를 훔쳐라’는 출간(7월26일) 1주일만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경영ㆍ경제 서적 베스트셀러 5위에 올랐고 아마존 저팬의 전체 베스트셀러에서도 1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책은 이미 초판 7,000부가 다 팔려 2판 인쇄에 들어갔다.
일본 최대의 IT 종합지 ‘월간아스키’가 지난 달 21일 치바(千葉)현 마쿠하리(幕張)멧세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세미나 ‘한국으로부터 배우는 일본 IT 비즈니스’에는 현지 언론인 3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60여명이 몰려와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이들은 “초고속통신망이 한국인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몰고왔는가” “한국 인터넷 기업들이 수백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노하우는 무엇인가” 등 한국 IT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같은 날 도쿄에서 열린 ‘WORLD PC EXPO 2001’에 참가한 북한의 3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부스에 최대관람객이 몰려들어 한국과 더불어 북한의 IT 잠재력에 대한 일본의 경계심과 호기심을 반증했다.
한국 IT산업에 대해 일본의우호적인 시각 덕에 국내 벤처기업들에게 일본시장은 황금어장. 전자메일 전문업체 인포웹(www.infoweb.co.kr)의 경우 현재 일본, 인도, 브라질, 미국 등 4개국에서 해외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에서 70% 이상의 해외부문 수익을 거둬들인다.
인포웹은 지난 해 일본에서 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 해에는 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1년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액수.
월드컵을 앞두고 객실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 호텔 20개점에 자체 개발한 호텔 정보화솔루션을 판매한 ㈜루넷(www.roonets.com)은 지난 달 18일 아사히(朝日)신문과 JDNET, 닛케이(日經)유통신문 등 일본 유명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종합 보안업체안철수연구소는 일본 진출 6개월째인 지난 해 12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핸디소프트, 퓨처시스템, 한빛소프트등 우량 벤처기업들은 일본에서 매년 수십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인포웹 노종섭(46) 사장은 “일본은 인터넷 관련기술에 관한한 우리나라보다 뒤떨어졌고 워낙 한국의 IT산업에 관심이 높아 국내 IT 벤처가 업종에 따라서는 일본내 1위 달성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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