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영화가 한 청소년을 끔찍한 살인자로 몰아갔다.특히 가해자인 고교생은 경찰에서 “영화 ‘친구’를 40여차례나 보면서 용기를 내 범행을 저질렀다”고말해 폭력적인 영화가 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13일 오전 10시10분께 부산 남구 용당동 D정보공업고 환경화공과 1학년 2반교실에서 김모(15)군이 같은 반 친구인 박모(15)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났다.]
지난달 29일부터 결석을 해 왔던 김군은 이날 2교시 사회과학 수업시간 중에 흉기를 신문지에 싸 들고 뒷문으로 들어와 박군의 등을 1차례 찔렀다.
김군은 경찰에서 “학교에서‘짱’으로 통하는 박군이 너무 괴롭혀 왔고 지난달 28일에도 급우들이 보는 앞에서 일방적으로 때려 학교도 나가지 않고 복수를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영화 ‘친구’는칼부림 등의 적나라한 묘사로 폭력성 시비를 불러왔다. 특히 주인공 유오성이 조직원들에게 “칼은항상 찌르고 나면 90도로 날을 돌려 뒤에서 위로 쳐 올린다”고 설명하는 부분 등 범죄를가르치는 내용도 많아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4월 열린 대종상에서는 7개 부문 후보로 오르고도 수상에서 제외됐고 영화배우 출신 강신성일(姜申星一ㆍ한나라당) 의원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폭력 영화가 열광적으로 환호되는 사회심리학적 배경에 전율을 느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사건 발생 직후에도 학부모와 교사들은 “폭력영화를 규제하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영화의 폭력성논란은 최근 ‘신라의 달밤’과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달마야 놀자’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 영화계의 ‘조폭영화 붐’과 맞물려 한동안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영화감독정지영씨는 “영화 ‘친구’의 폭력성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며 오히려 폭력적인 사회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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