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보복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있는가운데 플로리다 주에 이어 뉴욕과 네바다 주에서 탄저병 양성반응환자가 잇달아 발생해 미 전역이 생화학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특히 언론사를 비롯한주요 건물에서는 ‘흰 가루’와 수상한 우편물이 발견될 때 마다 대피소동이 빚어지거나 사무실이 폐쇄되고 있다. 이 가운데상당부분은 모방범죄이거나 오인소동이어서 사회불안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3일 NBC방송의 환자 발생소식이 전해지자 CBS와 CNN, AOL 타임워너사등 다른 주요 언론사는 즉각 우편함을 폐쇄하고 산더미 같은 우편물들을 정밀 검색했다. 공포에 편승한 ‘유사테러’도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 편집국에선 테러전문기자 쥬디스 밀러가 자신에게 배달된 편지봉투를 여는 순간 흰 분말이쏟아져 나와 즉각 직원들을 긴급대피시켰다. 봉투에는 ‘다음 목표는 시카고 시어스 타워’라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있었으나 분말은 유해성 물질이 이난 것으로 밝혀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도 한 직원이 책갈피 속에 백색 분말물질이 끼어있는 것을 발견한 뒤 사무실을 2시간여동안 폐쇄했다.
또한 뉴욕 증권가의 일부 회사들은 소포를 만질 때 탄저균 감염에 대비해두꺼운 고무 장갑을 착용할 것을 고지했다. 유엔본부도 수상쩍은 소포는 보안 당국에 전부 돌려보낼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시민들은 약국에서 항생제를미리 준비하거나 방독면을 사느라 주택가 대형몰마다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공항을 출발, 콜로라도주 덴버로 가던 US 에어웨이소속항공기 1대는 승무원이 기내 쓰레기통에서 의심스런 가루봉지를 발견한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연방수사국(FBI)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탄저병 대처요령에서 발송인 이름이 없거나 냄새가 나는 수상한우편물 뿐아니라, 수취인 철자를 틀린 우편물도 경찰에 신고하라고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안감이 확산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통해 “수많은 미국인들의 불안감을 정부가 결연한 의지로 예방조치를 하고 있으므로 안심할 것”을 당부했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도 모방범죄까지 등장하는 사태를 우려, “탄저병 발생 원인규명을위한 전면수사에 돌입했다”고 밝히고 “뉴욕 시민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은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도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탄저병 감염사례가 확산할 징후는 없다"고 시민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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