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참사로부터 1개월 만인 11일 미 전역에 2차테러비상이 걸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테러에 맞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에 전국에 생중계된 회견을 가진 것은 취임후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의 민심안정 노력은 그만큼 테러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회견을 수시간 앞두고 미 연방수사국(FBI)은 수일 내에 미국이나 해외에서 추가 테러가 있을 지 모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테러 비상경계령을 발표했다. FBI는 “입수한 정보에 추가 테러목표물이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국민들은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FBI가 최고수준의 경계령을 내린 것은 아프간 공습이 시작된 7일에 이어 두 번째이나, 수일내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의 민디 터커 대변인은 “지난수일 동안 추가 테러 가능성에 관한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FBI는 테러참사후 5~6차례에 걸쳐 법집행 기관들에 비공개 경계령을 내린 바 있으나 이번에는 국민에게 직접 경계심을 당부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FBI의 경고는 정부가 향후 테러가능성에 대해 ‘일반적인 위협’을 분석할 결과 내린 조치”라면서“비록 빌딩이나 도시, 또는 시설들에 비상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시민들을 보호할 것”이라고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함께 테러조직들을 압박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노선을 제시했다.그는 “미국은 21세기의 첫 전쟁에서 모든 종류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면서“테러지원국이라고 하더라도 전쟁에 협력한다면 얼마든지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시리아가 미국에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에 대한 협력은 정보제공과 자금줄 봉쇄, 군사작전 참여 등으로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생존권 인정이라는 전제하에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지지한다면서 대 중동정책의 선회 가능성을 시사하고 이슬람권 껴안기를 시도했다.
한편 테러비상령에 따라 워싱턴시는 이날 오전부터 의회의사당 주변 도로에 트럭과 버스의 통행을 제한하고 주요도로에 대한 순찰병력을 강화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워싱턴 경찰은 이날 오전 5시부터 트럭, 탱크롤리및 관광버스 등 1.25톤 이상 모든 상업용 차량의 의사당 주변도로 통행을 전면금지했다.
윤승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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