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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 아난총장, 유엔신뢰 회복한 '세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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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 아난총장, 유엔신뢰 회복한 '세계시민'

입력
200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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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이 올해 100주년을 맞은 노벨평화상공동 수상자로 결정된 것은 아난 총장의 국제사회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평화상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적절히 조화시킨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강대국 입김에 시달렸던 역대 사무총장에 비해 비교적 정치적 균형감을 잃지 않았고, 이로 인해 유엔이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는게 노벨위원회의 시각이다. 아난 총장은 이날 노벨위원회가 ‘세계시민(Global Citizen)’ 이라고 언급했듯 역대 사무총장보다 국제정세에 탁월한 식견과 추진력을 보여 왔다.

제 7대 총장으로 취임한 1년 후인 1998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국제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토록 설득,제 2의 걸프전을 막았고,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에는 총장 특사로 이라크에 억류됐던 유엔 요원과 서방 인질 900여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1994년 르완다와 보스니아에서의 개입 실패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동티모르 사태를 해결해 내는 데 당시 경험을 긍정적으로 활용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5일 유엔 개혁 미진을 이유로 분담금 납부를 거부하던 미국 하원이 5억 8,000만 달러의 지불법안을 승인했듯 비대해진 유엔 관료사회를도려내는 데도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 6월 27일 흑인 출신으로는 처음 임기 5년의 총장에 연임된 데는 이 같은 여러 요인이 두루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이 강력히 반대했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전 총장 후임으로총장 자리에 오른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미국의 사람’ 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노벨위원회가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데따른 ‘무임승차’ 라는 시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_행정담당관으로 유엔과 첫 인연을맺은 뒤 유엔 사무국에서 인사관리, 기획예산 책임자, 감사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총장 직전 평화유지활동(PKO) 담당 사무차장으로 일했다.

유엔 직원 출신으로서 총장직에 오른 첫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미네소타주 맥칼레스터 대학에서 경제학을, 매사추세츠공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스웨덴 출신 변호사인 부인과의 사이에 3자녀를 두고 있다.

한편 유엔이 평화상을 받은 것은 1945년 10월 24일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금까지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유엔 아동구호기금(UNICEF), 유엔평화유지군 등 산하기관만이 수상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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