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차기 정부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피르 길라니 아프간 평화와 단합을 위한 국민회의(APNUA) 의장은 11일 파키스탄 북서변방주(NWFP) 페샤와르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예비회담을 21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길라니 의장은 이날 기자 회견을 통해 “아프간국민의 오랜 고통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자히르 샤 전 국왕, 북부동맹 및 탈레반 지도자들을 포함한 각계 각층의 대표들이 이른 시일에 만나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길 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탈레반까지 대화에 초대했는데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나.
“그들의 선택은 현실적인 지혜를 결여한 데서 나온 것이다. 선량한 탈레반들은 현 상황의 민감성을 심사숙고해서, 아프간 국민들이 그들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선량한 탈레반이란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나.
“특정 그룹을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신앙적으로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쌍한 국민들을 현재의 질곡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탈레반 정권이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나.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신속하게 하나의 목소리를 내며 단합한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있다.”
-자히르 샤 전 국왕에게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기대하나.
“그는 원로 중의 원로로서 많은 국민의 존경을 받고있다. 하지만 아프간 문제는 특정 그룹의 역량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각계 대표들이 손을 잡아야 더 강력하며 대표성을 갖추고 모양새도 좋은 지도부를 만들 수 있다.”
-다른 단체나 아프간 내 지지세력의 지지는 어떤가.
“전국 각지에서 호응이 높다. 특히 북동부 및 서부의 전 주지사, 쿤나르주의 슈라(이슬람 종교지도자회의) 등이 적극적이며 다른 중요 인사들과도 협상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카불에는 언제쯤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하늘만이 알겠지만, 이르면 이를수록 좋지 않겠나. 하지만 우리는 카불에 누가먼저 들어갈지를 경쟁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의 목적은 전쟁이 아닌 대화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전쟁은 결국 승자가 아닌 피해자만을낳는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반대하는가.
“우리는 언제나 평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지지한다. 지금 상황은 아프간의 정권담당자들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무책임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무고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국제사회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기회를주기를 기대한다. 특히 유엔과 이슬람회의기구(OIC), 파키스탄 정부 등이 현재의 전쟁 상태를 끝내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전쟁은언제나 악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페샤와르= 이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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