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구조조정㈜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았던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 임양운(林梁云) 광주고검 차장, 이덕선(李德善) 군산지청장 등 당시 서울지검 핵심 3인방의 구체적인 역할이 드러났다.특별감찰본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임 고검장과 임 차장은 수사착수 당시 고위 검찰간부로서 수사업무에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으며, 이 같은 발언을 들은 이 지청장은주임검사의 기소의견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서둘러 불입건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 임휘윤 고검장
임 고검장은 1999년8월 서울지검으로 부임한 직후 이씨와의 전화통화에서 5촌조카 임모씨의 취직을 부탁, 이씨의 계열사에 취직시키는 등 상당한 친분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특수2부가 이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할 당시에는 “조카가 이용호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발언, 수사업무에 부담감을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임 고검장은 지난해 5월 이씨에대한 긴급체포 보고를 승인하면서 “내 이름을 팔고 다녀 혼내준 적이 있다”고 말했고, 조카 임씨가 사건에 개입하려 하자 “너는 상관하지 말라”고주의를 준 사실이 확인돼 ‘봐주기’ 혐의를 상당 부분 벗었다.
특감본부는 그러나 “임 고검장이 비록 지난해 7월 불입건 처분 당시 부산고검장으로 옮겨가 있었지만 소속 검사의 지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징계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 임양운 차장
임 차장은 이 지청장으로부터 이씨에 대한 내사착수 보고를 받고 “뭐 이런 사건을 급히 하려 하느냐”는취지의 발언을 해 수사팀의 수사 의지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 차장은 또 이씨에 대한 내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씨측 관계자인 중학교 동창 윤모씨를 만나, 서울지검의 내사사실을 누설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감본부는 “임 차장이 사건 조기종결지시를 내렸고, 이에 대한 수사팀의 의견이 기소와 무혐의로 엇갈렸는데도 추가보고 지시나 기록검토 없이 불입건 결정을 승인, 직무수행을 소홀히 한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특감본부는 그러나 임 차장이 긴급체포에 동의한데다 이씨의 석방도 수사팀의 의견에 따른 것으로 드러난 만큼 임 차장이 주도적으로 이씨를 비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 이덕선 지청장
유일하게 사법처리된 이 지청장은 지난해 7월 이씨 사건 종결과정에서 주임검사의기소 의견과 달리 무혐의 종결을 주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지청장은 이 과정에서 수사팀으로부터 재검토 결과를 보고 받거나 사건기록 확인없이 불입건 결정을 강행했다.
그러나 특감본부는 석연치 않은 불입건 배경과 관련, “이 지청장과 가족들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 이씨로부터 금품수수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직무를 태만히 한 책임은 있지만 수사팀과 합의, 불입건 종결한 만큼 이씨를 비호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특감본부는 그러나 이 지청장이 이씨에게 진정사건과는 무관한 또 다른 고소인 심상만씨와 합의할 것을 종용, 심씨가 합의금조로 10억여원을 받도록 한 것은 직권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지청장을 불구속기소키로 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한부환 특감본부장
특별감찰본부 한부환 본부장은 12일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사고유의 직무수행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상황이 다시는 없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 임휘윤, 임양운, 이덕선 세 사람이 전날 일제히 사표를 낸 배경은.
“모두자진해서 사표를 냈다. 구체적 경위는 개인 신상 관련 문제라 공개하지 않겠다. 감찰본부에서 종용한 것은 아니다.”
-발표내용을 보면 수사 지휘선상에있던 이들이 주임검사에게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뜻인가.
“그런뜻은 아니고…. 부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수사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지휘 책임자로서 서둘러 입건유예 처분을 내리는 등 직무 태만의 정황이 있다.”
-결재 라인에 있던 사람들이사건을 제대로 몰랐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데. “우리도 이해가 안된다. 당시 진정 사건만 제대로 조사했다면 이용호 사건은 이미 그때 끝났을 수 있다.”
_임휘윤 고검장은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
“조카 취업청탁과 수사 라인에 조카 취업 사실을 알리는 등 고위 간부로서 부적절한 처신과 말을 한 건 사실이다. 이 정도가징계 대상이 될 정도로 중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임 차장과 이용호를 연결해준 윤명수에 대한 조사는 왜 안했나.
“지난달 19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입국시 통보 조치를 취했다. 앞으로 중수부에서 조사할 것이다.”
-김태정 변호사의 외압 의혹은.
“통상적인 변론활동의 일환에 불과한 것이라 외압이라 보기 어렵다.”
-조사결과가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최선을 다했다. 특감본부는 오늘로서 임무를 종결한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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