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등을 이용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지상군 투입은 우즈베키스탄과 파키스탄의 공군기지를 통한 ‘남북 협공’ 작전으로 펼쳐질 전망이다.미국은 아프간 북부와 국경을 접한 우즈벡의 카나바드 공군기지 등에 이미 제10산악 사단 1개 대대 병력 1,000명 등 배치했으며 추가로 1개 대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은 또 파키스탄의 자코바바드와 파스니에도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은 당초 지상군 작전의 최적 전진 기지로 파키스탄 접경 도시인 북부의 페샤와르와 남부의 퀘타를 꼽았으나, 아프간 공격에 대한 파키스탄국민들의 비난이 거세짐에 따라 전략적 중요성과 국민 관심도가 떨어지는 이들 기지를 ‘차선책’으로택했다. 미국은 그러나 한때 파기스탄내 공군기지들은 포기한 채 우즈벡과 항공모항 키티호크 등을 이용한 지상군 투입작전을 검토한 적도 있는 만큼 이들 기지의 확보는 지상군 작전에 날개를 달아주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미국은 이에 따라 우즈벡을 이용, 아프간 북부 최대 거점인 마샤르-이-샤리프와전략 요충인 수도 카불 북쪽 바그람 공군 기지를 ‘접수’하고, 파키스탄을 통해서는 탈레반 사령부와 제 2군단등이 포진한 남부의 칸다하르와 남서부 거점 카닌 등을 공략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영하 40도의 혹한기가 다가옴에 따라 탈레반의 지대지 미사일 포대와 작전통제사령부 등이 기능을 상실하는 즉시 지상군 작전이 시작될수 있다”며 “미국은 UH-60 블랙호크와 AH-60 아파치 등 헬기를 동원, 특수 부대를 투입해 중요 지역들을확보한 후 이들 지역에 지상군과 공습 작전의 사령부로 삼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첫 작전이 우즈벡에서 지난 2주 동안 훈련해 온 미국의 그린베레와 제10산악사단, 혹한기 전투에 능한 영국의 해병 특수부대 병력 등 수 천명을 동원, 바그람 기지를 공략하는 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제인연감의 찰스 헤이먼 편집장은 “한 지역에서의 독자 작전은 탈레반의 집중 방어를 받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며“4ㆍ5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하는 작전도 배제할 수 없다”고말했다. 그는 이어 “지상군 투입은 험준한 산악과 혹독한 추위는 물론 스팅어 미사일 등 때문에 곤경을 처하는것은 물론 지리한 장기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동굴戰' 지상작전 최대 승부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ㆍ영 합동군의 지상 작전에서 최대 관건은 동굴전이다.
산악 지형인 아프간은 곳곳이 천연 동굴로 연결돼 있는데다 알렉산더 대왕 시절부터 만들어진 지하 관계수로가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이 동굴과 터널들은 1980년대 무자헤딘(이슬람 전사) 게릴라들이 구 소련군을 상대로 싸울 때 훌륭한 지하요새이자 은신처 및 도주로 역할을 했다. 지금은 탈레반군과 오사마 빈 라덴 및 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같은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구 소련군은 게릴라들을 뒤쫓다 동굴 부근에서 놓치면 얼마 후 반대쪽 동굴로 나온 게릴라들로부터 공격 당하기도 했다. 구 소련군은 동굴과 터널 속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르거나 직접 폭탄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맞섰으나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유도로 동굴 속까지 직접 파고 들어가서 폭발하는 GBU-28s, 일명 ‘벙커 버스터’를 이용하거나 특수 부대원들의 기습 침투를 통해 동굴전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지하벙커를 파괴하기 위해 처음 제작된 벙커 버스터는 길이 3.9m, 직경 36.8㎝, 무게 2,270㎏으로, 주로B-2 스텔스기에서 발사돼 지하 30.5㎝(콘크리트는 6m)까지 뚫고 들어간 후 동굴 내부 공기와 접하면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국방부관계자는 “최근 공습에서 벙커 버스터가 투하돼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홍윤오 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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