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은 없었다.’ 10월물 옵션만기일인 11일 옵션시장에선 대박을 좇다가 쪽박만 찬 투자자들의 한숨이 이어졌다.9·11 테러쇼크 다음날인 12일 풋 62.5가 1,000원에서 540배까지 뛰었던 것과 달리 이날 풋 62.5는 하루 전 10만8,000원에서 제로(0)로 마감해 투자원금이 모두 날아갔다.
장중 최저가격인 1,000원에 매도했어도 99%의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이 종목을 매도했던 증권사 등 기관들은 하루에 108배를 벌어들였다.
또 콜 62.5는 3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라 전날 매수자는 하루 6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풋 옵션은 콜 옵션과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가격이 올라간다.
그동안 풋 가격은 만기일을 앞두고 미국의 보복공격이 감행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9월과 같은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고평가를 유지해왔다.
이들은 그동안 가격이 1,000원대로 싼 외가격(KOSPI200지수와 멀리 떨어져 있는 실현가능성이 없는 지수종목)을 대박이 걸리길 기다리는 낚시꾼처럼 매수해왔다.
막상 이날 미국증시의 폭등에 따라 종합지수가 급등해 상황은 역전됐다. 이로 인해 하룻만에 고평가가 해소되면서 풋 투자자들의 대박 꿈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이날 가격이 제로가 된 풋 62.5 이하 종목이 100만계약 이상 거래돼 막판까지 한탕을 노리는 낚시꾼들이 적잖았음을 보여줬다.
이번 만기일의 승자는 기관들. 특히 9월 대손실로 선물ㆍ옵션팀을 해체까지 했던 증권사들은 지난달 손실 분을 일정 부분 회복했다.
증권거래소 옵션팀은 “증권사들은 9월 큰 손실 이후 자성 차원에서 자기매매를 거의 않다가 최근 며칠 사이 매매에 참여한 만큼 많은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며 “이번 옵션만기일은 대박소동없이 조용하게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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