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의 붕괴이후 자히르 샤 전 국왕의 집권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전 국왕의 측근인 하지 하야툴라(40) 전 아프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 사령관이 파키스탄에서 아프간의 새로운 연립 정부 출범을 위해 동분서주하고있다.그는 1989년 소련군 철수 후 1992~96년 쿤나르주 부지사로 일하다 탈레반 집권 이후 파키스탄으로 피신해왔다. 현재 아프간 30개 주의 대표와 지식인 등으로 구성된 ‘아프간 이해와 단합을위한 국민회의’(CUNUA) 회장인 그는 9일 파키스탄 북서부변방주(NWFP) 페샤와르 시내 유니버시티 타운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본보 기자와의회견에서 향후 아프간 정세를 전망했다.
-탈레반 축출에는 찬성하면서 미국의공격에 반대하는 이유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모하마드 오마르등은 다치지 않고 살아 남고 국민들의 고통만 더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아프간 국민들의 여망은 지긋지긋한 전쟁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미국의 공격으로 탈레반이 스스로 붕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가능성은 있다. 집권세력 내부의 불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 사실 탈레반이 모두 강경파는 아니다. 오마르 측근 중에서도 평화적인 해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강경파들이 반미시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8일 기자회견에서 절대 다수 국민이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심각한 사태가 오더라도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그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빈 라덴은 이번 공격이 이슬람에대한 공격이라며 지하드를 촉구했는데.
“한 사람의 이슬람 신자가 어떻게 이슬람 전체와 같을 수 있나. 전 세계에는 수많은 이슬람 신자가 있으며, 이슬람은 특정인의 종교가 아니다.”
-샤 전 국왕이 86세로 너무 연로한데다 오랜 망명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노르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처럼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는데.
“ 우리는 왕정복고를 원하는 게 아니다.샤 전 국왕이 늙었다고 하지만, 그가 무기를 들고 싸우러 고국에 가는 것이 아니다. 그는 평화를 갈구하는 국민의 여망을 결집하는 상징적인 존재, 즉 구심력으로서의 역할만 하면 된다. 지도자를자칭하는 다른 사람들은 이미 손에 피가 많이 묻었고 다른 파벌로부터 원한을 샀기 때문에 서로 화해하기 어렵다.
이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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