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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쿠릴어장 조업배제'가시화 / 꽁치,수입産 먹게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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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쿠릴어장 조업배제'가시화 / 꽁치,수입産 먹게될판

입력
200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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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쿠릴 꽁치 어장에서 한국어선의 조업을 배제한다는 일러 합의가 가시화하면서 정부가 뒤늦게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듯 하다. 일러 합의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틈새 공략도 여의치 않다. 내년에는 수입산 꽁치가 우리의 식탁에 오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정부는 외교부 아태국장을 9일 일본에 급파했으나 일본측으로부터 “남쿠릴어장 문제는 영유권 문제”라는 부정적 답변만을 들었다. 일본측 자세로 봐서 15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풀릴 것 같지는 않다.

▦ 정부의 뒤늦은 시인

일본 언론이 6일 일러 합의를 보도하자 “사실이 아니다”며 손을 내저었던 당국자들이 10일부터는 “그런 합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시인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9일 오후 일러 외교차관 협의에서 한국 조업배제가 합의됐다는 일측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으로 일관했다.

당국자들은 뒤늦게 “남쿠릴 어장은 기본적으로 러시아측 권한 행사 지역이고 일본은 영유권을 이유로 권리를 확보하려는 곳”이라며 우리의 협상 입지를 설명했다. 또 엔화 공세로 돌변한 러시아의 정황을 강조했다.

▦ 찾기 어려운 대안

정부는 조만간 홍승용(洪勝湧) 해양수산부 차관을 러시아로 보내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대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듯하고, 대체어장 확보에 주력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또 일본과의 어업협상에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문제는 현재 할당량인 1만5,000톤의 꽁치 조업을 보장할 대체어장 마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측은 대체어장으로 남쿠릴어장 북쪽 수역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곳에서는 치어만 잡혀 경제성이 없다.

또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배타적인 조업권을 확보해 이를 우리에게 재할당하는 방식, 러시아측 쿼터 할당 주체를 정부에서기업으로 바꿔 영유권 분쟁 소지를 줄이는 방식 등도 거론되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은 남쿠릴어장 남쪽의 홋카이도(北海道) 인근 해역을 대체어장으로 확보하는방안이다. 산리쿠(三陸)어장과 북해도의 중간 수역인 이곳은 경제성이 있는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어선들이 꽁치를 잡았던 곳이다.

하지만 일본측은 올 7월 남쿠릴어장 분쟁 당시 이 곳을 대체어장으로 달라는 우리의 요구에 난색을 표시한 바 있다.

당국자들은 “일본측엔화 공세로 태도를 바꾼 러시아측이 우리의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말하고 있고, 일본측도 한일관계 전반을 고려해 우리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아직 협상의 틈새는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의 특수성 등이 감안돼 극적인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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