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도 한국인 승객의 기내소동은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다.다른 나라 승객들이차분히 기다릴 때도 유독 한국승객은 불만을 쏟아내고 소란을 피우기 일쑤다.
금년 초 유례없는 폭설로 항공기가 결항됐을 때 김포공항에서 우리 국민이벌인 기내소동 및 공항시설 점거농성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또 최근 캄푸치아 항공이 한국승객의 소란행위를 견디다 못해 공항활주로에 내버려둔채 비행기를 이륙 시킨 일이 벌어졌다.
건설교통부는 이 항공사가 인가해 준 노선을 위반한 점을 들어 운항취소를 결정했다.
승객의 몰상식도 문제지만 당시 정부의 대처방식도 되짚어 볼 일이다. 만약 캄푸치아항공이 힘없는 소국의 항공사가 아니었더라도 운항취소와 같은 가혹한 조치를 취했을까.
외국인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높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된다.
한국상품의 싸구려 이미지가 지속되는 한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는 요원하며 외자를 유치할 때도 헐값 매각이 불가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유치에서는 국가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투자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웰즈교수도국가이미지 구축을 외자유치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강조했다.
외자유치를 위해선 국가이미지를 마케팅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체험한 생생한 정보는 어떤 경로를 거치든 본국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투자결정의중요한 판단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제품의 질을 높이고 고급화해야 한다.
단적인 예가 자동차다.
최근 자동차 수출이 중형차, 레저용차 등으로 고급화함에 따라 미국언론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기능이나 품질 면에서는 일본차에 뒤지지 않고, 가격 면에서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에서 ‘한국차’하면 떠올리던 ‘포니’라는 조잡하고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극복되는 데 20여 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Made in Korea’라면 품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이 생길 때 비즈니스 입지로서의 한국에 대한이미지도 자연히 개선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국가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문화다. 서구에선 인도나 중국의 국가이미지가 그 경제적 낙후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보다 높다.
서구인들은 인도의 종교와 심오한 정신세계, 중국의 유구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에서 매력을 느낀다. 상품소비는 질 좋고 값싼 제품이 나오면 쉽게 대체될 수 있지만 문화에 대한 탐닉은 지속되는 특성을 갖는다.
우리도 한국문화를 본격적으로 마케팅 해야 한다. ‘IT강국으로서의 한국’이미지는 한 층 매력적이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라는 한글과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정보통신 강국으로서의 전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초고속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인프라와 국민들의 높은 정보화 마인드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으로서 한국을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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