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서 반전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폭격으로는 테러를 종식시킬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공통적인 주장이다.독일에서는 8일부터 베를린에서 시작된 반전시위에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나섰다. 현지 일간 디벨트는 “교사들의 허락 아래 약 3,000명의 어린이들이 베를린시위에 참가했다”며 “이들은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주사회당(PDS)이 주최한 시위에서 아프간 공습 중단과 반미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또 거대 산별노조의 하나인 출판ㆍ인쇄노련도 브란덴부르크 지부를 필두로 지부별시위에 들어간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 ‘응징 작전’에가장 적극적인 영국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9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는 수천여명이 운집,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전쟁 대신 구호를’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들고 구호를 외치며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街)까지 도보 시위를 벌였다.
유럽에서의 이 같은움직임은 아직 사회주의 세력과 환경운동가, 이슬람과 기독교도를 포함한 일부 종교단체의 느슨한 공감에 그치는 수준. 또한 ‘테러참사’에 대한 충격과분노가 사회 전반의 정서를 휩쓸고 있는 미국에서는 반전의 목소리가 아직은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시 여론’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9일 반전운동 조짐과 관련, “우리의 결정은 자유와 인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시위의 의도는 이해하지만,결정에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야 했다.
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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