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조지 애커로프 버클리대 교수와 마이클 스펜스 스탠포드대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교수는 ‘정보 경제학(Economics of Information)’이란 현대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학자들로 평가된다.이들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수많은 경제적 현상은 경제주체간 정보보유량의 불균형, 즉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커로프 교수는 중고차 시장을 예로들어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의 경우 차량 품질의 정보는파는 사람이 독점하는 반면 사려는 사람은 전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늘어나는 일반적 시장현상과는 달리 가격이 낮아지면 곧 질이 나쁜 것으로 인식돼 수요가 줄어드는 ‘역(逆)선택’이이뤄진다는 것이다.
동국대 경제학 김정유(金政裕)교수는 “애커로프 교수는 최근에는 경제학을 사회학과 접목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펜스 교수는 ‘신호(signal)’ 개념을 처음으로 경제학에 도입했다.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한 개인이 독점하고 있는 정보는 그 사람이 표출하는 행동, 즉 신호에 의해 추론될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정보 경제학의 실질적인 창시자로 평가되는 스티글리츠 교수는 환란 당시 세계은행(IBRD) 부총재로 재임,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그는 한국을 비롯, 아시아 외환위기국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고금리 및 재정긴축 처방을 강력히 비판해 우리나라에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당시 “과도한 이자율 인상 정책은 기업도산을 증가시켜 경제침체와 신뢰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 때문에 환란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미국 재무부와 IMF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경원시됐다.
환란 당시 IBRD 이사로 재직했던 이영회(李永檜) 수출입은행장은 스티글리츠 교수에 대해 “IBRD 부총재란 직위에도 불구하고 IMF처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을 만큼 학자적 양심과 용기를 갖춘 인물로 성격도 매우 소탈하고 서민적이었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MIT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예일ㆍ프린스턴ㆍ옥스포드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93년 클린턴 경제팀에 합류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거쳤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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