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의 붕괴이후 후속 정권 수립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과 영국, 가장 이해 관계가 깊은 파키스탄, 인접 강국 러시아등의 계산이 제 각각이다.현재 미국의 도움으로 탈레반을 압박하고있는 반군 북부동맹과 자히르 샤 전 국왕 등이 두각을 보이고 있지만 각국의 이해 관계가 달라 결과는 장담키 어려운 상태다. 북부 동맹과 자히르샤 전 국왕은 10일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20인 대표회의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9일BBC와의 회견에서 탈레반 전복 이후 민주적인 선거를 실시할 의도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외부 세계가 아프간에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아프간국민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자신들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않으나 블레어 총리의 발언이 미 정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은 이르면 이번 주말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의 파키스탄과 인도방문에서 탈레반 이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미국이 자히르 샤 전 국왕을 앞세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북부 동맹의 정권 장악에 반대하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8일 “미국의 공격이 북부동맹에 유리하게 작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파슈툰족 등 자국에 우호적인 세력이집권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키스탄은 이 때문에 북부동맹 지원 범위를 놓고 미국과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와도 탈레반이후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부 동맹측은 홀로 집권하지 않겠다는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한편으로 파키스탄의 완강한 반대로 인해 새 정부 구성에서 배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9일 “북부 동맹 홀로 아프간을 통치하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과거의 경험으로 미뤄 외부 세력이 아프간에 정부를 세우려고 시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말했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의 모든 정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연립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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