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주요 거점시설에 대한 미국의 3일째 융단폭격에도 불구하고 대미(對美) 지하드(성전ㆍ聖戰)를 외치는 등 결사항전의 전열을 다지고 있다.전날 미ㆍ영 합동군의 공습에 이어 거의 24시간 만에 이뤄진 미국의 단독 공습 이후 탈레반은 옛 소련군과의 전투 정신을 살려 전면적인 게릴라전을 전개할 것을 공언, 항전의 기세를 높였다.
7일과 8일의 야간공습 후 소집된 비상각의에서 결의된 성전 의지는 주요 거점시설에 대한 타격에도불구하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를 중심으로 한 탈레반의 지휘체계가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미르 칸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이슬람 통신(AIP)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전쟁 수행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며 “러시아인들과 싸웠던 방식으로 미국인들과 싸울 것”이라고 호언했다.
모하마드 하산 내각 평의회 부의장도 “아프간인들은 어려운 임무들에 익숙하며, 그들은 지하드 정신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습에 대한 피해가 크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탈레반의 라디오방송은 9일 전날의 미국 공습을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폭탄과 로켓 공격은 군사시설에 어떤 타격도 주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머물고 있는 아미르 칸 대변인은 AF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8일 밤 공격은 첫날 보다 약했다”며 “오마르도, 빈 라덴도 안전하며, 우리의 미래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탈레반측은 특히 아크타르 모하마드만수르 공군 사령관과 낭가하르 제1 사령관 아마르 아타이에 대장이 미ㆍ영 합동군의 공습
으로 사망했다는 이란 관영 IRNA 통신 보도에 대해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며 “그들은 안전하다”고 전했다.
방공포 응사도 이어졌다. 칸다하르의 탈레반 간부 하미드 울라는 “9일 새벽 도시상공을 비행하는 수대의 항공기에 방공포가 발사됐다”며 “그들은 어떤 폭탄도 떨어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레반 군은 8일 카불 북쪽 20㎞ 지점의북부동맹 진지에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간헐적 공격을 통해 반군 진격을 저지하고 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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