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했던 국가에는 ‘팬텀은 마지막에 유령처럼 나타난다’는 속설이 퍼져 있다.변화무쌍한 연기력과 탁월한 노래실력,카리스마와 섹시함까지 갖춘 주인공 팬텀 역은 그만큼 적격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4번째 팬텀으로 발탁된 서울시합창단 단원인 신예 바리톤 윤영석(31)의 스토리는 이 속설만큼 드라마틱하다.
그는 “합격 통보를 받은 그 순간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도 기억 안 날 정도로 기뻤다”며 아직도 흥분을 삭이지 못했다.
제작사 제미로 측은 5월부터 여덟 차례 오디션을 거쳐 8월 크리스틴(이혜경ㆍ김소현),라울(류정한) 등 주요 캐스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팬텀은 10여명의 후보자만 남겨두고 적격자를 찾지 못한 채 미국에서 팬텀을 맡았던 배우이안 존 버그와 출연협상을 진행중이었다.
그러다 9월 3, 4일 단역인 앙상블을 캐스팅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가졌던 오디션에서 윤씨가 기적처럼 ‘유령’처럼 나타난 것이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의 한국 공연 자체에 대해서도 잘 몰랐어요”
그는 지난해 공연되었던 오페라 ‘세빌리아의이발사’ 재공연(11월 11일까지)을 앞두고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8월 말에야 오디션 소식을 들었고“팬텀은 뽑았을 테니 앙상블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시험을 봤다. 준비해 간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 그는 한 시간 후 팬텀의 ‘Music Of The Night’으로 콜백을 받았다.
심사에 참여했던 연출 아티 마셀라는 “Here’s our fantom!”이라며 감탄했다.
프로듀서 캐리도 “지금까지 서울서 오디션 본 사람 중에서 제일 잘 한다”고 했다. 맑고 매끈한 외모이면서도 팬텀의 어둡고 잔혹한 성격, 그러면서도 연민을 느낄 수 있는 복합성이 담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바리톤이면서 맑고 가벼운 보이스 칼라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때 대중가수를 꿈꾸기도 했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는 김경호 김종서의 샤우트창법도 능숙하게 구사할 정도로 표현력이 풍부하다.
남보다 훨씬 늦은 고교 3년 때 본격적인 성악공부를 시작했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91년 추계예술대학교성악과에 수석 입학할 정도로 근성도 대단하다.
12월 2일 첫 공연을 갖는 ‘오페라의 유령’은 현재 개별 연습이 진행중이다. 호주에서 8월 중순 선적한 무대장치도 순차적으로 반입될 예정이며, 각 배우들의 의상과가발 작업도 끝난 상태다.
예약 (02)2005-0114, www. lgart. Com
/양은경기자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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