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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131)어제의 편견, 오늘의 시각

입력
200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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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실을 보는 방법은 선택적이다. 극히 주관적이다. 보고싶다고 생각하면 잘 보이게 되고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다 보면 정말로 보이지 않게도 된다.신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 눈에 갑자기 성당과 사제모습이 들어오는 것은 보고싶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중의 독일인 머리 속에 유태인강제수용소가 흐릿한 형태로만 존재했던 것은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한 결과이다.

명문 경기중고교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들이 뭉쳐, 동창 중 한 명을 다음 대선에서 당선시키겠다고 벼르고있다 한다.

'KS마크'로 불렸던 그들을 요즘 시중에서는 '성골(聖骨)'이라고 부른다는데 그들 눈에는 동창만이 선택적으로 보이고 있을 것이다.

선택적으로 현실보기는 로마의 카이사르식 어법으로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싶은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와 통한다. 우리 인간의 편견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이슬람역사보다 상대적으로 서양역사가 중요하게 기술된 세계사교육을 받은 탓도 작용하여 우리 한국인들은 1,000여년 전의 십자군전쟁도, 최근의 미 테러사건도 서구적 눈으로 바라본다.

십자군전쟁 경우, 우리는 기독교도편에 섰었다.

따져보면 당시 전쟁터 예루살렘은 기독교도뿐 아니라 이슬람교도의 성지이기도 했지만 '신이 그것을 원한다'는오만한 한 마디로 시작한 십자군원정을 정당한 것이었나 의문시하는 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어제, 오늘 전세계언론에서 가장 큰 기사는 미국의 아프간공습이다.

한국언론 역시 아프간공습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우리언론이 그렇게 큰 비중으로 이 기사를 다루어야 하는가도 문제이지만 CNN, 뉴욕타임스로 대표되는 미 언론이 전하는 정보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이다.

최근 들어 미 언론은 물론, 일반시민도 빈번하게 인용하는 이슬람권 인터넷신문은 여럿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뉴스(www.arabnews.com), 파키스탄에서 최대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영자지 '던'(Dawn)(www.dawn.com), 아프간 난민이 몰려있는 페샤와르 지방의 프론티어포스트(www.frontierpost.com.pk)가 우선 있다.

영어로된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비위를 동시에 거슬리지 않기 위해 아슬아슬 노력하며 결과, 탈 서구적 시각의 기사를 쓰며 탈레반 동향을 전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슬람사회의 여론을 보여주는 이들 신문의 여론ㆍ독자면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러리스트 동조론과 동정론, 이슬람들의 거대미디어 필요론 등이 투고 되어있다.

한편, 176개국의 5,288개 신문을 링크 시켜놓은 한 사이트(www.thepaperboy.com)는 이슬람어로 된 신문을 월 2.95달러 등록비에 자동번역기로 번역해주어 새로운 시각에서 세계를 읽게 한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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