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결혼식을 올리고 해외로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었던 신미정(27ㆍ여ㆍ회사원)씨는 9일 예약을 아예 취소했다.미국 테러참사후 하와이로 잡았던 여행지를 태국 푸켓으로 바꿨지만, 이후에도 비행기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겁이 덜컥 났기 때문이다.
신씨는 “러시아 비행기 추락, 이탈리아 비행기 충돌사고까지 겹쳐 이제는 비행기 타는 것 자체가 겁난다”면서“국내에서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행기 테러와 연이어 터지는 대형 항공사고로 ‘비행기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신씨처럼 해외여행과 어학연수 등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 등은 속수무책으로 한숨만 짓고 있다.
이번 학기 휴학을 하고 이달11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했던 건국대 3학년 정현기(24)씨도 순전히 ‘비행기 타기가 겁나’ 계획을 미뤘다.
정씨는 “혹시내가 탄 비행기가 테러의 대상이 되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감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행코디네이터 윤지향(30)씨는 “요즘은 미주노선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들에게 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을 권해도‘비행기 타기가 겁난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비행기공포증’이 확산되면서 관련업계는 일손을 놓고 있다.
블루여행사의 송세권(33)씨는“예년같으면 연말과 겨울방학 때 해외여행 예약을 하려는 고객들로 한참 바쁠 때인데 올해는 예약을 문의하는 사람들 조차 거의없다”고 전했다.
항공업계 예약시스템 업체인 아마데우스의 조사에 따르면 9월11일 미국테러 이후전세계적으로 27.5%로 감소한 항공예약은 이달1~5일은 17.5%(전달 같은 기간 대비)로 더 감소했다.
반면 항공사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여행보험상품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송씨는 “미 테러 이후 여행자보험을 확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뿐 아니라 항공사들도 항공요금과는 별도로 1구간당 5,000~7,000원의 보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