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작전이 3일째 계속되면서 미군을 대리한 북부동맹 반군이 수도 카불과 군사 요충지인 마자르-이-샤리프를 언제 점령할 것이냐에 바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카불은 수도라는 점에서 미국의 아프간 공격성과에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마자르-이-샤리프는 탈레반의 주요 군사시설 및 주력부대와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의 훈련캠프가몰려있다. 특히 카불 서북쪽 300㎞지점에 있는 마자르-이-샤리프는 최대 군사적 요충지이면서도 주민들은 주로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이 약한 우즈벡족이다.
뉴욕 타임스는 9일 미 국방부 관리의말을 인용, “우즈베키스탄과 접경지역인 마자르-이-샤리프에 있는 탈레반군이 타격을 받거나 이 도시에 보급선이 끊기면 곧 바로 북부동맹군이 탈레반 방어선을 뚫고 북부 아프간 지역을 장악할 수 있다”며 미군과 북부 동맹과의 연합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마자르-이-샤리프 동부에는 탈레반의제 5군단과 제 7군단 병력 1만 5,000여명이 배치돼 있고 북부 동맹군은 남쪽을 거점으로 이 지역을 포위한 채 집중적인 포격을 가하며 압박하고있다.
미국은 7~8일 공습에서 마자르-이-샤리프 인근에 배치된 탱크와 전투기, SA-3 지대공 미사일기지 등을 집중적으로 폭격해 상당한 전과를 올리면서 탈레반 전력을 약화시키는 등 북부 동맹군이 공격할 활로를 뚫어 주고 있다.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에 머물고 있는 북부 동맹의 간부인 모하마드 하삼 사드 장군은 8일 “이 지역을 관할하는 압두라시드 도스툼 장군이 최근 미군의 공습에 맞춰 동부의사만간을 점령했다”며 “조만간 마자르-이-샤이프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부 동맹의 모하마드 아쉬라프 나담 대변인은“마자르-이-샤리프 인근 50㎞지점까지 진격했으며 수일내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수도 카불에 대한 공격도 강화되고있다. 북부 동맹군은 또 카불 북쪽 약 20㎞ 지점까지 진출했으며 수 일내 카불을 함락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9일 오전까지 계속된미국의 미사일 지원사격에 힘입어 바그람 공군기지에 거점을 둔 북부 동맹군은 탈레반 군사기지에 다연장 로켓포를 퍼붓고 과거 구 소련으로부터 넘겨받은 스커드 미사일의 발사 채비를 갖추는 등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북부 동맹군은 미군의 공습으로 카불의 탈레반 국방부, 공보부, 내무부 건물이 파괴됐으며 카불 서쪽의 핵심 군사 기지인 다룰라만도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으로 붕괴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부 동맹은 8일 카불의 북쪽 지역에 미국의 미사일이 투하될 것을 우려, 민간인 4,000여명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동맹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부장관은 “미군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탈레반군의 투항이 잇따르고 있다”며 “미군과 북부동맹의 합동 군사작전을 벌이면 사흘 안에 카불에 입성할 수 있을것”이라고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이 북부 동맹내에 50여명 정도의 특수 부대요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점차 지원규모를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북부동맹이란
북부동맹(The Northern Alliance)은 아프간의 북부 산악지대에 거점을 둔 반군 연합세력이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이 전체 인구의 40%를 넘는 파슈툰 족(아프간족)인 반면, 이슬람 시아파가 주류인 북부동맹은 타지크, 우즈벡, 하자라 등 9개 소수민족이 연합해 대항하고 있다.
1996년 9월 수도 카불을 탈레반에 빼앗기기 전까지 아프간을 통치했으며 수반인 부르하누딘 랍바니(60) 대통령는 현재도 국제법상으로 유일한 합법정부대표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 집권시절 일부 군벌이 약탈과 부패등을 자행한 전력이 있고, 특히 파벌끼리 치열한 각축을 벌인 적도 있다.
병력은 1만2,000~1만5,000명으로 다연발 로켓과 산포, 박격포,T-62, 54 탱크 등 장갑차량 60~70대를 보유하고 있다.
공군력을 비롯한 무장이 탈레반에 비해 현저히 열세했으나, 최근 탱크 40여대를 앞세운 무력시위를 벌여 러시아 등으로부터 무기를 새로 공급받았음이 드러났다. 최근 터키 등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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