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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알맹이 없는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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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알맹이 없는 영수회담

입력
200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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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내 놓은 영수회담 합의문 내용이 싱겁기 짝이 없다.이런 합의문을 놓고 여야 영수가 9개월 만에 왜 무릎을 맞댔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두 사람의 만남이 YS-JP 회동 직후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에 대해 구구한 억측이 생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9개월 전 두 사람이 서로 "뒤통수를 쳤다" 고 비난하며 헤어진 뒤 정국은 극도로 경색됐다.

시국과 정국을 보는 여야의 시각차도 엄청나게 벌어졌다. 어제 오늘의 국회 대표연설을 보면 그러한 시각차는 한 눈에 드러난다.

이용호 게이트 등 일련의 부패 비리사건에 대한 시각이 그 단적인 예다.

야당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일부 세력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일으킨 범죄라고 보는 데 반해, 여당은 폭로와 의혹 부풀리기를 통한 야당의 정치테러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여전하다.

여당이 햇볕정책 탓에 한반도가 평온하다고 보는 반면, 야당은 이념혼선을 촉발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야 영수간 만남이니 나름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만남으로 경색정국이 풀릴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을 터이지만, 그래도 모처럼 얼굴을 봤으니 어느 정도 간격을 좁혔으리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발표문 외에 무엇인가 논의가 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김 대통령의 경우 남북문제 경제문제 등에 대해서, 이 총재의 경우 정치분야 등에서 서로 주문과 요청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예컨대, 이총재의 경우 정권의 언론탄압 문제를 제기하고, 언론 사주들의 석방을 촉구했을 개연성은있다. 과연 그러했는지 여부는 앞으로의 여야 태도에서 드러날 것이다

여야 영수가 모처럼 무릎을 맞댄 만큼 여야는 지금부터라도 경색정국을 해소하는데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본다.

우선 결자해지의 차원에서라도 여권이 먼저 경색정국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

언론사 세무조사, 이용호 게이트가 그런 원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관건은 영수회담 이후의 여권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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