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9일 임명장을수여함으로써 검찰ㆍ경찰 등 수사기관의 인권침해를 감시할 국가인권위원회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이날 임명장을 수여받은 김창국(金昌國)국가인권위원회 회장 등 11명의 인권위원은 “인권을 그 모든 것보다 우선한다”며 각각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 인권보호 대표 주자로 활동해온 인물들.
특히 인권위를 진두지휘할 김 위원장은87년 민주당 김근태 최고의원 고문사건 공소유지 변호사를 비롯해 91년 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등 주요 인권 사건에서 변론을 맡아온 대표적 인권변호사이다.
이번에 임명된 ‘인권드림팀’을 중심으로 내달 출범할 인권위의 활동은 주로 수사기관에서의 인권침해와 여성 인권보호.
인권위는 우선 검찰, 경찰, 국정원,교정기관이 불법체포, 감금, 고문 등 범법자라는 이유로 기본권 마저 제한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 시정조치 또는 고발을 하게 돼 있다.
또 여성 위원 비율을 정한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임명된 4명의 여성 인권위원들은 여성인권을 본격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성범죄 피해자로 수사기관 조사를 받으면서 오히려 성적 수치심을 느껴야 했던 여성들, 남성 중심인 수감기관에서의 여성인권 등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여성인권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공공기관 뿐 아니라 사기업 등에서의 여성, 동성애자, 장애인 등의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권을 갖게 돼 있어 ‘인권 전담ㆍ전문 기구’로 활동하게 된다.
인권위의 정당한 조사를 방해하거나 진정을 가로막는 사람은 인권법에 따라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어 권력기관인 수사기관을 조사할 인권위의 법적 보호장치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특검제 조항이 빠지고 수사기관이 조사 중이거나 법원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할 수 없게 돼 있는 인권법의 조항이 앞으로 위원회의 활동을 일부 제약할 것이라는지적도 있다.
한편 위원회는 시행령 제정과 조정위원선정 등의 내부 정비를 끝마치고 내달 25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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