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파키스탄과 이란 접경에 몰려있던 아프간 난민 150여만명이 국경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서프 하산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대변인은 8일 “파키스탄 국경으로 최소한 100만명, 이란 쪽으로 50만명의 난민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키스탄 정부에 인도적 차원에서 국경을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의 난민을 수용할 여력이 없다”면서 “국경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의 칼리드 만수르 대변인은 “미국의 공격이 난민들의 생존 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며 “유엔산하기구와 NGO들은 변함없이 난민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걸프전 당시 미국 공습 상황을 생중계했던 서방 TV들이 이번에는 현장에 접근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사이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섬)가 특종을 연거푸 터뜨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방송은 7일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자 마자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국방장관 독점 인터뷰를 잇따라 내보내 CNN 등 서방 언론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 방송했다.
현재 아프간에 특파원을 두고 있는 외국 언론은 알 자지라 뿐. AP AFP 로이터 등 통신사들의 아프간발 기사는 모두 현지인 통신원이 보내는 것이다. 알 자지라는 이 덕분에 지난달 26일 아프간 군중이 카불의 옛 미국 대사관을 불태우는 장면 등을 단독 방송할 수 있었고, 빈 라덴이 9.11 테러참사 연루를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 방송을 통해서였다.
1996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첫 전파를 발사한 알 자지라는 24시간 방송시스템에, 아랍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거침없는 보도로 중동에 ‘방송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탈레반과 빈 라덴이 알 자지라를 자신들의 의사를 외부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왔지만 이 방송은 탈레반의 선전도구 이상의 균형 잡힌 보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7일 오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예고되자 “곧 공격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어 오후 1시(한국시간 8일 새벽2시) 부시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자 TV 방송들은 정규 방송을 접고 전쟁 관련 특집을 내보냈다.
방송들은 ‘미국 반격하다’는 자막 아래 백악관과 국방부 발표를 긴급 뉴스로 전하는 한편 밤 하늘에 섬광이 치솟는 아프간 카불 부근의 공습 장면 등을 연속해서 내보냈다. 그러나 광고와 오락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됐던 9.11 테러 직후만큼 급박한 모습은 아니었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도 공격에 만족한다는 지지 발언이 주류를 이뤘을 뿐 특별한 동요는 보이지 않았으며, 뉴욕 타임스 광장 등에서는 반전 시위대의 데모가 벌어지기도 했다.
/워싱턴ㆍ페샤와르ㆍ도하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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