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의 해체로 탄생한 낯선 나라 그루지아의 영화가 소개된다.서울 동숭아트홀내 하이퍼텍나다에서 매일 오후 5시 특별상영되는 ‘못 다한 27번의 키스’(27 Missing Kisses)는 그루지아의 여감독 나나 조르자제의 작품으로 2000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누구라도 겪었을 사춘기의 고민을 낭만적으로 그려냈다.
또래보다 성숙한 14세 소녀 시빌(니노 쿠카니제)이 그루지아의 시골마을로 내려온다.
시빌은 41세의 알렉산드르(예브게니 쉬디킨)에게 사랑을 느끼고, 알렉산드르의 아들 미키(샬바 야쉬빌)가 시빌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묘한 삼각구도가 형성된다.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밤마다 별을 관측하는 점잖은 의사인 줄 알았던 알렉산드르가 마을 여자들과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훔쳐보면서 시빌은 사춘기의 고통을 겪는다. 이 삼각관계의 결말은 뻔하다. 어떠한 사랑도 맺어지지 못한 채 시빌이 마을을 떠나고 만다.
오랫동안 상영 금지됐던 ‘엠마누엘’을 본다거나, 칼 마르크스의 저서를 밟고 섹스를 하는 장면 등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무너진 그루지아의 현실에 대한 은유이다.
‘못다한 27번의 키스’라는 황당한 제목은시빌에게 100번의 키스를 하려던 미키가 73번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왔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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