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석기자 현지 르포파키스탄의 주요도시에는 7일 밤 미국의 아프간 공격 직후 증강 배치된 군 병력이 중요 시설에 대한 삼엄한 경비를 펴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아프간과 인접한 북서 변경 주도 페샤와르에서는 탈레반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간으로 들어가려는 청년들을 색출하기 위해 8일 새벽부터 보안 요원들의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있다.
7일 오후까지도 격렬한 반미 시위가 벌어졌던 페샤와르에는 관공서 회교사원 도로변등지에 군경 병력이 눈에 띄게 늘어난 가운데 주 정부는 시위 예방조치로 8일 오전부터 페샤와르 대학을 비롯한 각급 학교에 무기한 휴교령을 내렸다.
주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 기자들의 아프간 접경지역 출입을 또다시 금지했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7일 저녁 9시 30분께 CNN,BBC 등을 통해미국의 공습 사실을 접하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페샤와르에 있는 3개의 주요 병원들은 이번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 치료에 대비해 증세가 가벼운 일반 환자들을 퇴원시키고 의료진을 24시간 대기시키는 등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카이버 교육대학 병원 등 응급실에 병상을 추가로 늘리고 수술장비와 수혈백을 다량 준비해놓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이번 사태를 취재중인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의 기자들은 이날부터 번화가의 출입을 삼가는 등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 취재시 반드시 현지인 통역이나 안내인들과 행동을 함께 하면서 시위대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라호르의 영사관을 일시 폐쇄했으며 페샤와르 영사관의 직원들도 이슬라마바드 대사관으로 대피시켰다.
한편 탈레반 정부를 지지해온 파키스탄내 강경파 이슬람 단체들은 미국에 대한 지하드를 다짐하면서 이번 작전의 지지를 표명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정부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이상석기자
behappy@hk.co.kr
”오늘은 절대 호텔밖에 나가지마세요. 사람들 앞에서 웃어도 안됩니다. 그리고 혹시 누가 묻거든 중국사람이라고 얘기하세요.”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7일 밤 기자가 묵고있는 페샤와르 그린스 호텔에서 야근을 하고있던 아프간출신의 직원 라파콰트 후세인(20)은 8일 새벽 밖의 사정을 살펴보러 정문을 나서려는 기자 앞을 가로막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대부터 파키스탄에 넘어와 살고있는 아프간 3세. 부모와 함께 페샤와르에 살고 있는데 아프간에도 친척과 친구가 많다고 한다.
라파콰트는 “카불에 살고있는 친척과 친구들의 안부가 걱정된다”면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둘러 카불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경이 막혔는데 어떻게 가느냐는 질문에 “우리만 다니는 길이 있다”면서 “오늘 새벽 길을 떠난 친구도 있다”고 귀띔했다.
페샤와르에 주재하는 한 파키스탄 기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공격직후 아프간 난민들이 탈레반을 지원하기위해 국경을 넘는 것을 막기 위해 군경이 검문검색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라파콰트는 “미국이 미쳤다”고 흥분했다.
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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