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입사원채용에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 간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대부분 업체들은 IT산업의 장기 침체와 미국 테러 참사 및 보복공격 사태 등 내우외환에 직면, 신입사원 채용을 보류했지만 소규모나마 신입사원을 뽑는 일부 IT업체들은 고급인력들의 지원 쇄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8월 전체 직원의10%에 해당하는 100여명을 감원한 삼보컴퓨터는 매년 30여명씩 신입사원을 선발하던 관행을 과감히 접었고, LG IBM도 올해에는 신규 인력채용을 포기했다.
매년 넉넉한 인원을 채용, IT업계 취업 희망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던 시스템통합(SI) 업체들도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토종 국내기업에 비해 그나마 형편이 나았던 외국계 IT기업은 테러 및 보복공격 사태 여파와 대규모 인수ㆍ합병 등으로 인해 기존 인력을 솎아내기에도 바쁜 실정이다.
반면 신규인력을 채용하는 IT기업들은 풍부한 고급 인력을 마음껏 채용하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20~26일 신입사원 입사 지원서를 접수한 SI 업체 포스데이타에는 40명 모집에 2,400명이 지원, 60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4년제대학 졸업이 채용조건이지만 박사 학위 소지자 8명이 지원했고 석사학위 이상 학력소지자도 전체 지원자의 35%나 됐다.
양적으로도 60명 모집에 670명이 지원한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비해 경쟁률이 6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 회사 인사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가 안되는 우수한 인력들이라 모두다 뽑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지난달 25일부터 신입사원 공채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LG-EDS시스템에는 벌써 300명 모집에 1만5,000명이 지원,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에도 박사학위 소지자가 36명이나 찾아왔고 석사학위 소지자는 무려 1,800여명에 달했다. 이 회사 인사담당 송근채 수석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IT 관련 고학력자들이 벤처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같다”며 “신규인력을 채용하는 기업들이 IT 산업 불황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고 전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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