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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전 / "우린 열린교육… 탈레반 양성소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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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전 / "우린 열린교육… 탈레반 양성소 억울"

입력
2001.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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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석기자 아프간난민학교 르포키가 책상 높이에도 못 미치는 자헤드(6)는 아버지가 하는 일은 모르지만, 오사마빈 라덴은 확실히 안다. 파키스탄 북서변방주(NWFP) 페샤와르시 난민촌에 살고 있는 그는 시내 서쪽 카바비안 와르삭 가(街)에 위치한 ‘자르고나 아나 고등학교’ 부설 유치원에 다닌다. 빈 라덴을 아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오사마는 전사(戰士)!” 라고 푸슈툰어로 소리친뒤 책상 뒤로 숨었다.

이 아프간 학교에는 자헤드와 같은 난민출신 학생이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여학생370명과 남학생191명이 재적하고 있다. 3학년 이상 남녀 학생들은 ‘부동석(不同席)’이다. 사이마 카말리(38ㆍ여)교장은“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남녀 반을 따로 편성했다”면서 “그렇지만 엄격한 이슬람 교리 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로샨카불 이슬람교육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 파키스탄으로 넘어온 카말리 교장은“아프간 교육기관들이 모두 탈레반 양성소로 오해받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아랍어로 회교신학교인 ‘마드라사’에 다니는 ‘학생들’을 의미한다. 파키스탄 군경은 최근 반미 격렬시위를 주도하는 세력은 대부분 마드라사에 다니는 친 탈레반 학생들일 것으로 보고, 단속을강화하고 있다.

카말리 교장은 “우리 학교가 마드라사라고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폐허가 된 아프간의 몰골만큼이나 초라하다. 현지인으로부터 2층짜리 주택을빌려 개조 했는데 비가 오면 교실 천장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질 정도다. .

학생들은 이런 시설에서나마 공부할 수 있다는 데 고마움을 느낀다. 7년전 아프간남동부의 칸다하르에서 부모를 따라 피란을 나왔다는 하마사(11)양은 “고국의 친구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는 데 나는여기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고국에 평화를 가져다주고 싶다”고 말했다.

페샤와르 중심가 아르밥 로드에 있는 아프간학교인 ‘파티마알 자흐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학교의 콰마 사피(43ㆍ여)교장은 “학생들이대부분 가난한 난민출신이지만 열린 마음으로 현대교육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사피교장은 “아프간에친척을 두고있는 우리 학생들 대부분이 전쟁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아프간의 위기는국민들이 제대로 교육 받지 못했기 때문에 초래된 것” 이라고 강조했다.

자르고나 아나 고등학교의 카말리교장은 “자헤드와 같은 소년에게 엄격한 회교율법만을 가르치는 것은 미래의 오사마 빈 라덴을 키우는 것”이라면서 “자선단체의기금으로 근근히 운영되고 있는 아프간 학교에 한국 일본 등 선진국들로부터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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