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랍국가들을 비롯한 이슬람권을 아우르는 반테러 연합 전선 구축에총력을 기울이면서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이 같은 마찰은 테러참사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현상이다.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대 이슬람 화해외교를 1938년 뮌헨 회담의 대 나치 굴욕외교에 비유하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발끈했다.
부시 대통령은“이스라엘은 미국보다 더 강력하고 나은 우방을 가질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엄중히 경고하고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이스라엘에유감을 표시했다.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샤론 총리에게 전화를걸어 “미국이 이스라엘을 희생시키며 아랍국가들에게 유화정책을 쓰고 있다는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며 재차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다니엘 쿠처 주이스라엘미국대사도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만나 직접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5일 “미국은이스라엘을 희생시켜 아랍국가의 환심을 사려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놀란 샤론총리는 6일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테러와의전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하고 “이스라엘과의 동맹관계에 변함이 없다는 부시대통령의 뜻을 환영한다”며 화해 제스처를 보내며 무마에 나섰다.파월 국무부 장관도 “양국간의 오해는 끝났다”며 일단 봉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전에도 샤론 총리가 집권이후 팔레스타인에대해 초강경정책을 펴는 바람에 양국간에는 적지않은 알력이 불거져왔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테러근절을 위한 외교전을 펴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걸림돌이될 수 밖에 없고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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