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서울공연예술제가 6일 개막식과 함께 첫걸음을 내딛었다.올해는 ‘서울연극제’와‘서울무용제’를 통합한 첫 해로 11월 중순까지 연극과 무용, 마임등 110여 편의 무대예술을 선보이는 공연계 최대 축제다.
하지만 출발이 왠지 불안하기만 하다.
우선 개막식을 며칠 앞둔 정진수 연극부문운영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 때문이다. 대중적 작품으로 관객을 모으려는 정씨와 공연예술제 취지에 맞도록 순수 창작극의 비중을 높이려는 최종원 연극협회이사장이 갈등을 빚은 끝에 정씨가 손을 뗀 것이다.
주최측에서는 “이미 행사 준비는다 마친 상태라 별 지장이 없다”고 하지만 집행부 사퇴라는 사상 초유의 불미스런 사태를 두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월드컵 축제기간에 맞춰 5월로 앞당겨진 내년 공연예술제 준비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해서다.
한 관계자는 “정위원장이 내년 행사 준비까지 맡기로 한 상황이라 걱정이다. 축제 기간 중에라도 빨리 집행부를 정비해야 할 듯 하다”고말했다.
갈등을 빚은 끝이기는 하지만 선정작의 면면은 확실히 대중적이다.
공식 참가작에극단 갖가지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21일까지 연강홀)과 서울뮤지컬컴퍼니의 ‘오! 해피데이’(11~28일 아룽구지소극장) 등 예년과 달리 뮤지컬이 두 편이나 들었다.
연우무대의 ‘이’(13~18일 문예회관 대극장)를 비롯, 그룹 동시대의 ‘원더풀 초밥’(21일까지 혜화동1번지), 동숭무대의 락희맨쇼(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백수광부의 ‘불티나’(14일까지 연우소극장)등 대학로 히트작도 공식ㆍ자유 참가작에서 두루 보인다.
하지만 행사 초반임에도 대학로의 분위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초반의 해외 초청작이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면서 그 열기가 끝까지 이어졌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한 관계자는 “개막식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연극인이 상당수였다. 참가하는 극단들도 축제가 잘 될지 불안해하고 있다”고말한다.
이같은 침체는 집행부의 미숙함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최측은 “작품의질을 높이기 위해 그간 700~1,200여만원이었던 편당 지원금을 2,000만원으로 파격적으로 올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부대행사 비용을 협찬이나 추가예산으로 충당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작품 선정은 대중적으로 해놓고도 정작 사람을 끌어모을 만한 무료 야외공연이나 대중적 홍보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통합 첫해 서울공연예술제의 출발은 ‘세계적인예술종합축제’라는 거창한 구호를 따라잡기에는 아무래도 힘겨워 보인다. www.spaf21.com (02)3673-2561~3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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