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 보복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법안 마련을 서두는 등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영어 오역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일본 정가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대 테러 전장에서) 히노마루(日の丸ㆍ일장기)를 보여야 한다”며 자위대 함정을 인도양에 보내 미군과 다국적군을 후방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 같은 방침은 9월15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야나이 ??지(柳井俊二) 주미 일본대사에게 전달한 “쇼우 더 플랙(Showthe flag)”이라는 주문을 그대로 따르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4일 중의원 예산위에서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간사장은 이 말의 뜻을 물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대로 해석하면 깃발을 보여 달라는 것이 아니냐”고 차갑게 대답했다.
그러자 간 간사장은 영어 사전을 펼쳐 보이며 “이 숙어는 원래 지지를 표명하다는 뜻이니 테러리스트에 대항, 미국에 협력하는 태도를 분명히 하라는말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그동안 “미국이 히노마루를 보이라며 자위대 파견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혀 왔다. 아미티지 부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파견해 달라”고 부연한 것도사실이다. 다만 “Show the flag”를 ‘직역’ 해버리는 바람에 미국 요청을 넘어서는 수준의 지원을 서둘렀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하워드 베이커 주일 미 대사는 5일 일본기자클럽에서 “이 말은 미국의 관용구로 태도를 분명히 하라는 뜻 정도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해석을 내렸다.
야후! 코리아 영한사전은 이 숙어의 뜻을 1) (군대 등의 지원에 힘입어) 자기 이익을 주장하다. 2)(회합에) 얼굴을 내밀다라고 적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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