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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ㆍ경이 들러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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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ㆍ경이 들러리냐'

입력
2001.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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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배를 또 소탕해요…. 씨가 마르겠네요.’ 검찰과 경찰의 조직폭력배 특별단속 방침이 공표된5일, 서울 일선경찰서의 한 경관은 지친 표정으로 긴 한숨을 내 쉬었다.그도 그럴 것이 검ㆍ경은 올들어 최근까지 폭력배 단속에 무진 애를 써왔다. 경찰청이 ‘경제적 약자 상대 갈취폭력배 소탕작전’을 끝내고 실적우수 경찰관 포상 수여식을 가진 것이 지난달 13일. 5월26일부터 100일간 기존 폭력조직 91개파, 신흥폭력조직 19개 파등 2만5,000여명을 검거하고 8,062명을구속시키는 ‘조폭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 뿐이 아니다. 사채폭력등 조직폭력 집중소탕(4월23~5월22일), 사채ㆍ재건축ㆍ상가분양등 갈취폭력집중단속(2월12~3월31일)…. ‘조폭 씨 말리기’가 숨가쁘게 계속돼 왔다.

이런 와중에 또 조폭을 잡으라는 불호령이 떨어지자 검ㆍ경의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민주당이 4일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호 게이트’를 겨냥, 조직폭력배 근절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가 당의 들러리냐’는 항변이 빗발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이용호게이트’의 정치권 연루설을 차단하기 위한 하청단속으로 비쳐질 까 걱정”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조폭 단속을 나무랄 일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배밭에서는 가능한 갓끈을 고쳐매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정치권과 검ㆍ경은 나 보란 듯 아예 갓끈을 바꿔 달고 있다. 곱지 않은 여론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다는 표정이다.

“잡으라면 잡겠지만, 이젠 짜맞추기 수사도 책임 못져요.” 일선서 형사과장의 하소연이다. 정치권과 검ㆍ경은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결과가 뻔한 자충수를 두고 있다.

정진황 사회부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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