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간 국민에 대한 대규모인도주의적 원조를 통해 탈레반 정부 고립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들이 탈레반에 등을 돌리게 하는데 성공한 미국은 이 원조를 통해 탈레반 정부로부터 아프간 국민들의 민심까지 떼어 놓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4일 원조 방침을 발표하면서 “탈레반과 아프간 국민은 별개의 존재이며, 아프간 국민은 미국의 친구라는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총 3억2,000만 달러 규모의 전체 원조는 미국의 직접적인 식량 공수 뿐만 아니라 유엔 구호기구와 적십자,비정부 기구 등을 통해서도 지원되며, 아프간 뿐만 아니라 이란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난민들에도 배분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아프간 내의식량 의약품 월동용품 공수 작전이다. 특히 식량의경우 한 사람에 필요한 하루치 식량을 포장한 식량 봉지를 무더기로 공수, 낙하산으로 투하할 계획이다.
이 식량 봉지는 이슬람 식습관을 고려, 쌀 과일 야채를 위주로 하고 돼지고기 등 육류는 포함시키지 않으며 겉봉에 “이 식품은 미국의 선물”이라는 문구가 인쇄될 것이라고 국방부 대변인인 크레이그 퀴글리 해군 소장이 밝혔다.
미군은 약 200만개의 식량 파우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에도 이라크,보스니아, 코소보, 소말리아의 난민들에게 투하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아프간인들이 미 국무부나 심리전 부대의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공중 투하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1993년 아이티 침공 전에 소형 낙하산으로 라디오를 대량 공중투하, 선전전에 성공을 거뒀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탈레반이지 대공 미사일이나 스팅어 미사일, 대공포 등으로 식량 수송기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방부는 식량 수송기를 전투기로 호위하거나 아프간방공시설에 선제공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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