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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기자회견서 일침 "한국축구 버려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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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기자회견서 일침 "한국축구 버려야 산다"

입력
2001.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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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그래야 도약(level-up)이 있다.”거스 히딩크 감독은 5일 축구대표팀의 합숙훈련 장소인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공식적 회견으로 부드러운 자리”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령탑에 오른 지 9개월이 된 그는 그러나 마치 중간평가를 내리기라도 하듯 한국축구에 대해 열변을 토해 냈다.

히딩크 감독이 말하는 한국축구 업그레이드의 전제조건은 “버릴 건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에 5번이나 진출하고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기존방식을 고집한다면 결과는 똑같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시각은 한국팀 부동의 수비수로 꼽혀온 홍명보(32ㆍ가시와)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유상철(30ㆍ가시와)을 중앙수비수로 테스트하고 있는 그는 홍명보가 일자수비라인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름값만으로 대표팀에 선발될 수 없으며 베테랑도 경쟁이 필요하다”는 지론을 새삼 강조, 홍명보에 맞춰 수비라인을 짤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히딩크 감독은 또 한국축구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템포조절 능력을 꼽았다. 그는 “한국선수들은 열심히 뛰지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98년 월드컵 때 네덜란드 감독이었던 그는 “전반부터 부지런히 뛰어다니기만 하는 한국의 취약시간대인 후반 20~25분 사이를 집중 공략했다”고 한국축구의 약점을 지적했다. 선수들의 근성도 꼬집었다.

“선수들의 태도와 자세에는 불만이 없다. 그러나 상대를 제압해야 할 경우 터프한 수비로 상대를 못살게 구는 파울 플레이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잔인한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고집스러운 플레이와 때로는 사고뭉치가 필요한데 한국선수들은 너무 말을 잘 듣고 악역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측면돌파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에 대해 “수비_미드필드, 공격_미드필드의 간격을 좁히는 콤팩트한 축구를 한다면 골 기회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논란을 잠재웠다.

한국 공격수 중 최고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황선홍은 훌륭한 선수로 특히 후배들을 이끄는 프로정신이 뛰어나다”면서도 “선수선발은 내년 월드컵에 맞춰 이뤄질 것이며 우선순위를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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