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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여객기 추락 '충격' / 美, 오발 가능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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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여객기 추락 '충격' / 美, 오발 가능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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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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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시 다발테러 발생 24일 만인 4일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폭발ㆍ추락 사건은결국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지대공 미사일 오발사고에 따른 어처구니 없는 참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하지만 사고기가 왜 텔아비브에서 노보시비르스크로 향하는 통상 항로를 벗어나 흑해상공에 진입했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날 사고 발생 5시간여 후에야 현지 훈련 사실을 확인ㆍ발표했으다.그러나 미 국방부 주변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이 발표 직전부터 흘러나왔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날 사고 인근 지역인 크리미아 해변에서 전함과 전투기를동원한 입체 방공 훈련을 전개하던 상황이었다. 당시 작전에 참가한 전함은 지대공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수준으로 사고기는 전함에서 발사된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우발적으로 격추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미국 관계 당국조차 잇단 후속 테러 발생 경고 메시지를발할 정도의 ‘경계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 피해자가 대부분 이스라엘인이라는 점, 또 피해 여객기가 미국의 ‘보복전쟁’에 협조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러시아 항공사 소속이라는 점 등에서 사고 발생 후 5시간 동안 전세계의 무성한 추측과 극도의 혼란을 야기했다.

사고 직후 잇따른 목격담과 분석도 테러 가능성을 부추겼다. 사고기와 근접 비행한아르메니아 항공 소속 AN-24 여객기를 조종한 가릭 오바니시안 기장은 “사고기가 공중에서폭발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니시안 기장은 “비행 도중 시야에느닷없는 불길이 보였다”며 “이에 따라 우리 여객기 조조종실은 주변 항공에서 군사훈련이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상관제소와 접촉을 시도했다”고까지밝혔다.

사고기 소속 시비르 항공사 관계자 역시 “왜하필 흑해인가”라고 반문하며 “통상 텔아비브에서 노보시비르스크를 잇는 항로는 흑해 상공을 지나지 않는다”며납치에 의한 항로 이탈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태 정황이 테러 쪽으로 쏠리면서 관계국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사고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직후 긴급 각의를 마친 뒤, 유럽 법무장관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테러에의한 사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에프라임 스네 이스라엘 교통장관 역시 “이번사고를 테러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입장을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사고 발생 후 다소 신중한 보도태도를 보였던 로이터, DPA 등 세계 굴지의통신사 역시 사고발생-추락 전 공중폭발-테러 우려 고조 등으로 헤드라인 제목을 바꿔가면서 테러 쪽으로 심증을 굳히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소수지만 신중론도 없진 않았다. 특히, 상시 테러 위협을 관리해온 이스라엘벤 구리온 공항의 보안이 세계 어느곳 보다도 철저했다는 정황은 단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또한 이번에 추락한 TU-154기가 기종 노후에따라 지난 7월에도 기체 이상에 의한 추락사고를 당했다는 점도 환기됐다.

하지만 어느 누구의 상상력도 이번 사고가 훈련중인 군의 오발에 의해 촉발됐으리라는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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