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발생한 미 테러사태로 세계 경기가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업계는 내수 및 수출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빅3가 감산이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국산차들은 오히려 9월 판매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약진하는 한국차
국내 자동차의 내수 및 수출 실적이 모두 올 들어 월간 최대를 기록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등 국내 5개사의 지난 달 수출은 16만7,516대로 8월 14만6,756대에 비해 14.1%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차의 수출은 5월 16만3,000대로 정점에 올랐으나 6월 15만1,000대,7월 13만1,000대로 줄어들다 8월 14만7,000대로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난 달 다시 대폭 늘어났다.
내수판매도 13만4,226대로 8월(12만3,147대)보다 9% 증가했다. 이는7,8월 연속 감소하다 증가세로 반전한 것으로 올해 최고 판매치(6월ㆍ13만2,000대)를 크게 뛰어넘은 것.
특히 미국 시장에서 9월 중 자동차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국산차는 20%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며 전체 수출대수를 50만대에 가깝게 끌어올리고 있다.
■감산에 돌입하는 미국 자동차 업계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테러’라는 악재로 추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9월 중 미국의 자동차 매출은 1,592만대로 전년 동기(1,806만대) 대비 11.8% 감소했다.
포드자동차의 경우 총 29만5,215대를 판매, 전년 동기에 비해 9.7%의 감소세를 보였고 GM도 38만8,365대를 판매해 2.8% 감소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15만2,165대의 매출을 기록, 28% 줄어들었다. 이들 자동차 빅3는 테러사태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부품부족 현상까지 발생하자 이 달 초 캐나다 3개, 미국 4개 공장 등 국내ㆍ외 7개 공장의 조업을 일시중단하는 등 감산체제로 돌입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CSM 월드와이드는 최근 발표한 자동차산업 분석보고서에서 올해 빅3의 자동차 판매는1,030만대로 1992년 950만대 이래 최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산 자동차 업계의 약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현대증권 김학주(金鶴柱)수석연구원은 “경차와 상용차에 치중, 승용차 부문 개발을 하지 않은 미국 자동차 업계의 퇴조는 예견된 일이었다”며“테러 이후 소비감소로 인해 수요가 소형차쪽으로 내려오면서 소형차 위주의 국산업체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업계가 해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換)관리를 철저히 하고 스포츠 유틸리티(SUV)차량양산 등 차종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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