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김충식(金忠植ㆍ56) 사장이 4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김 사장은 이날 오후 상무급 이상 전 임원을 긴급 소집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김 사장이 이날 오후 상무급 이상 임원회의를 소집, 사퇴의사를 밝혔으며 아직 사표수리 여부나 후임 사장 인선 등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 계열사 지원을 거부하고 금강산 사업에서 손을 떼 그룹과 갈등을 빚어 왔으며, 이번 사의 표명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임원회의에서 사표를 제출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한국적인 기업 풍토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뜻을 펴지 못하고 떠나게 돼 아쉽다”는 내용의 말을 해 그룹과의 갈등설을 뒷받침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김 사장은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일정부분 그룹과의 단절을 위해 노력했다”며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과 금강산관광사업 중단, 현대증권매각문제 등과 관련해 수차례 의견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상선의 중공업 지분을 팔아 현대건설을 지원해달라는 그룹측의 요구를 거부해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현대투신증권을 AIG에 매각하는 협상 과정에서 상선이 보유한 증권 주식의 가격문제를 놓고 그룹과 이견을 보여왔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의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현대상선이 현대중공업(7.15%), 종합상사(6.23%), 현대증권(15.54%) 등12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현대 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지분 15.16%를 보유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김 사장은 1972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미주본부 등을 거쳐 99년 1월부터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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