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 증시가 상쾌하게 출발했다. 추석연휴로 3일간 휴장하고 4일 열린 서울증시에서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는 9·11 테러쇼크 이후 14일만에 500선과 55선 고지에 올라섰다.휴장기간 동안 시장에 반영되지 않고 쌓인 호재에 힘입어 서울증시는 동반상승한 아시아증시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적극적인 매수세로 반전한 외국인과 개인의 쌍끌이로 상승 폭은 종합지수 4.37%, 코스닥지수 6.66%에 달했다. 하락종목수는 거래소, 코스닥을 합해 101개에 불과하고 상승종목수는 1,380개나 됐다.
코스닥은 정부의 활성화 대책 소식까지 겹쳐 162개 종목이 상한가를 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81.25엔(2.83%) 오른 10,205.48을 기록, 9월13일 무너진 1만엔선을 회복했고 홍콩 대만 증시도 크게 올랐다.
서울증시를 비롯한 세계증시가 뉴욕증시의 연이은 상승세와 금리인하, 기술주의 좌장격인 시스코시스템스의 강세에 고무돼 그동안 낙폭이 컸던 IT주를 중심으로 상승장을 펴는 모습이다. 미 월가에서 바닥론과 낙관론이 팽팽해질 만큼 기존의 비관론이 한걸음 물러난 상태다.
국내 증시의 분석가들은 당분간 500선을 두고 밀고당기는 시소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분간 ‘조막손 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점친다. 그러나 가격 메리트를 제외한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 측면에서 상승요인은 줄어들고, ‘주가가 싸다는’ 인식이 점차 엷어져 추가상승에 부담이 되고 있다.
또 외국인들이 주식과 달리 이날 선물 2,400계약 순매도를 보여, 향후 장세를 낙관만 하긴 이르다. 과거 매매패턴에 비춰볼 때 이들은 현재 지수대를 박스권 상단으로 보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진 종합지수 500선을 돌파해야하는 게 숙제로 남은 셈이다.
이에 대해 동양증권 박재훈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해도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추세전환은 아니지만 단기 랠리는 가능한 시점이란 지적이다.
미 증시분석가들도 미 정부의 재정지출과 감세정책이 경제성장률을 0.3%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낙관적 분석가들은 테러쇼크의 영향이 가신 만큼 테러 이전 지수 540선까지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지수급등을 급락에 따른 자연 반등으로 해석하고 당분간 지수는 500선 넘나들기를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망에 따라 투자전략이 큰 차이를 보여 일관된 투자를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단기 랠리를 기대하면 기술주 위주의 지수관련주, 횡보세를 예상하면 저가 메리트가 큰 종목이 우선 추천된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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