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텔레비전/크리스 바커 지음걸프전과 미 테러 사건 생방송에서 드러난 텔레비전의 위력은 대단하다.
미국의 드라마가 세계 각국의 안방에 침투하는 과정을 통해 문화제국주의가 확산된다는 주장도 낯설지 않다.
문화가 더 이상 특정 시ㆍ공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텔레비전에서 확인된다.
저자는 글로벌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전파 미디어의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문화와 권력이 동일시되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텔레비전과 세계화의 관계에 대한 천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적 현대성의 지구화라는 분석 주제가 텔레비전의 조직, 프로그램, 그리고 그것이 지구상에 미치는 문화적 영향력 등의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명된다. 민음사. 1만 3,000원.
■이문열과 김용옥 상ㆍ하/강준만 지음
우리 시대 전투적 글쓰기의 대표 주자, 강준만 교수가 또 한 번 인물평가에 나섰다.
이번에는 소설가 이문열과 철학자 김용옥이 대상.저자는 1948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을 정치권력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문화권력의 대표 주자라고 본다.
이들에 대한 분석틀은 문화특권주의와 지식폭력.저자 특유의 다양한 글 인용과 논리를 통해 이문열의 언어폭력과 문화권력 관리술, 학력콤플렉스에 기인한 김용옥의 지식폭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진다.
저자는 이론보다는 사례를 중심으로 두 문화권력을 비판한다. 그리고 “한국사회, 특히 지식계엔 ‘긴장’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역설한다. 인물과 사상사. 각 권 8,500원.
■미시사와 거시사/위르겐 슐룸봄 편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세밀하게 관찰하되 그 연구대상의 범위를 넓게 잡는’미시적 관점과 사회구조와 변동을 큰 틀에서 파악하는 거시적 관점이 그것이다.
1970년대 미시사의 등장 이후 양자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진정한 역사학 연구의 방향을 찾기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세계 역사학계의 중진인 찰스 틸리, 지오반니 레비 등 4명의 학자는 미시와 거시의 관점이 어떻게조화를 이루며 역사를 해석할 수 있는가 설파하고 있다.
미시와 거시 사이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각들이 네 학자의 논문을 통해 정리된다.궁리. 9,000원.
■비너스ㆍ마리아ㆍ파티마/에케하르트 로터 외 지음
기독교와 이슬람교. 극과 극을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 종교에는 놀랄 정도로 유사한 점이 있다.
성적인 쾌락을 악마적인 것으로규정하면서 ‘유일신’을 강화한 과정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신화시대의 자유로운 성 관념이 기독교와 이슬람교라는 대표적인종교의 확산과 더불어 어떻게 악마적이고 몹쓸 것으로 규정됐는가를 통사적으로 살핀다.
전반부에서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 동정녀 마리아, 그리고 모하메트의딸 파티마를 통해 유일신 종교를 믿는 국가에서 성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행위가 권력을 행사하는 확실한 수단이었음을 밝힌다.
저자들은 책 후반부에서종교가 성을 억압한다고 해도 해소될 수 없다는 점을 수 많은 탈선의 사례와 함께 살피고 있다. 울력. 1만 4,000원.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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