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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전 / 美-아랍 맹주 협조범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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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전 / 美-아랍 맹주 협조범위 신경전

입력
2001.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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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앞두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아랍 주요국가들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국제기구들과 여타 주변국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공격준비까지 완료한 시점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전격적으로 이들 국가를 방문한 것도 이번 대 테러 전쟁의 성격을 사우디와 이집트 등의 태도가 좌우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특히그동안 공을 들여온 파키스탄측의 협조 범위를 최소화 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들 아랍권 맹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럼스펠드 장관이 방문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오만, 이집트, 우즈베키스탄은 모두미국의 아프간 공격을 위한 전초기지 구축에 적임지일뿐만 아니라 공격의 1차 표적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알 카에다 조직에 관한 주요 정보 제공처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와 오만, 이집트는 모두 이슬람 왕조 국가의 전통을 가졌다는점에서 테러말살이라는 대의명분과 전체 이슬람권의 반발이라는 우려감을 놓고 선뜻 명쾌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3일 럼스펠드 장관의 첫 방문지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미국은 이미 지난6월부터 리야드 남동쪽110㎞에 위치한 술탄 공군기지에유엔 명의로 연합우주항공작전센터(CAOC)를 설치, 병력 5,000명에 F-15, F-16 전투기 320대를 배치해놓고있다.

하지만 파드국왕과 술탄 왕자겸 사우디 국방부장관등과 연쇄 회동을 가진 럼스펠드 장관은 공식적으로 이곳을 포함한 사우디내 군사기지 이용에관한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술탄 장관도 “미국측에서 군사기지 사용에 관한 요청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럼스펠드 장관은 “사우디의 지원 수준에 만족한다”고밝혔고 사우디측도 유엔의 승인을 전제로 한 미국의 공격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우디의 이 같은 태도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자국 영토 사용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내부적으로는 미국과 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를 놓고“사우디가 사막에 금을 긋고 있다”고 표현했다.

오만은 이미 1980년 이래 미국의 군병력 배치나 영공통과 등을 허용해 오고 있지만 미국의 이번 공격 지원범위에 대해서는 사우디와 같은 이유로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랍의 맹주인 이집트의 경우 이들 4개국중 이슬람근본주의로부터 가장 취약하면서도 이들의 테러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를 해오고 있다. 이집트는 빈 라덴의 고급 정보를 다수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주요 참모들이 이집트출신이다.

특히 이집트 보안군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게 가혹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하지만 이집트 역시 미국 공격의 궁극적 목표는 다른 이슬람 그룹으로확대될 것이고, 이는 결국 이스라엘을 유리하게 함으로써 이슬람권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나 럼스펠드 장관이 “이번전쟁은 이슬람 세계가 아니라 테러리스트들과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이라고 누차 강조하는 것도 이점을 의식한 때문이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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