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우리 아이만은 특별하게…"부모들의 각별한 자식사랑 덕분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업종은 불황을 잊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속에서도 완구나 아동의류, 캐릭터제품 등 어린이용품 시장은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들은 불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너도나도 ‘키즈 비즈니스(Kids Business)’에 뛰어 들고 있다.
◆ 불황 잊은 키즈비즈니스
아이들 덕에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분야는 완구시장. 업계에 따르면 손오공, 아이큐박스, 옥스포드, 영실업, 지나월드 등 완구전문업체들은 올들어 3ㆍ4분기까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불황에 아랑곳없이 매출 분포에서도 고가ㆍ고급 제품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완구업계 관계자는 “장난감을 사용하는 14세이하 어린이 인구가 90년 초 보다 10% 이상 감소했지만 완구시장은 로보트, 블록 등 지능형 장난감을 중심으로 매년 10~20%씩 성장하고 있다”며 “외환위기전만 해도 봉제인형과 조립완구가 전부였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기능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더 잘나간다”고 전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아동복시장이 급팽창하자 성인의류 전문업체들이 잇따라 아동복시장에 뛰어드는 기현상이 빚어지고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지 오다노 주니어’와 ‘게스키즈’, ‘폴로보이즈’ 등. 매년 10% 내외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유아복시장은 지난해 전체 의류시장의 10%인 1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식음료 업체들도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캐릭터 제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디지몬 등 캐릭터 제품의 매출액이 지난 해보다 20% 늘어났다. 음료시장은 롯데칠성의 ‘워터젤리’를 필두로 해태음료의‘헬로팬돌이’, 코카콜라의 ‘쿠우’ 등 어린이 음료 신제품들의 판매호조를 발판으로 올 연 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매출규모 3조원대를 돌파할것으로 예상된다.
◆ 화두로 떠오른 키즈 마케팅
백화점과 할인점, 패밀리레스토랑 등 유통업계에서도 ‘키즈 마케팅’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 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주말마다 뮤지컬공연과 인형극을 열고, 수시로 아동복 패션쇼 등 이색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어린 고객 끌기에 열심이다.
구매력 높은 주부들을 고정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아기 탑승차량 우선주차제’를 실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산부인과 의사를 초청해 태교ㆍ육아방법을 알려주는 산모교실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어린이 전용화장실을 별도로 마련한 한 패밀리레스토랑관계자는 “가족단위 외식을 할 때 식당 선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어린이를 위한 시설 확충과 이벤트 개발에 신경을 쏟을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키즈 비즈니스가 뜨는 이유
전문가들은 한두 자녀만 갖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이에 쏟는 열정(투자)이 커지고 있는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실례로, 현대백화점이 최근 자사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동딸을 둔 집이 두자녀를 키우는 집보다 오히려 소비성향이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수에 따른 월구매액은 외동딸-외동아들-딸 둘-아들 둘의 순서로 많아 오히려 소비단가가 역전되는 경향마저 보였다.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말해주는 조사결과다. 수입이 안정적인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는 것도 키즈 비즈니스 활황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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